중국인들이 밀입국한 제주시 한경면 용수리 해안가. 연합뉴스고무보트를 타고 제주로 밀입국한 중국인 중 마지막 피의자가 충청북도에서 검거됐다. 허술한 해상·해안 경계망에 이어 항만·출입국 관리까지 무력화되면서 제주 보안체계 전반에 심각한 허점이 드러났다.
제주지방해양경찰청은 12일 오후 1시쯤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30대 남성 중국인 A씨를 긴급체포했다고 밝혔다.
해경은 밀입국 마지막 피의자 A씨가 제주항에서 화물차에 숨어 화물선을 타고 도외로 나간 사실을 확인해 추적에 나섰다.
이후 이날 오후 1시쯤 충북 청주시 흥덕구의 한 원룸에서 A씨를 검거했다. 그는 현재 제주해양경찰서로 이송 중이다.
이로써 지난 8일 발생한 중국인 고무보트 밀입국 사태는 나흘 만에 피의자 6명을 모두 검거하며 일단락됐다.
충북 청주에서 검거되는 밀입국 사태 마지막 피의자. 제주해경청 제공
하지만 중국인들이 유유히 제주로 밀입국한 데 이어 A씨가 육지로 아무 제재 없이 나가면서 제주 보안체계 전반의 심각한 허점을 드러냈다. 해상·해안 경계 실패에 이어 제주 최대 항만의 보안·출입국 관리망까지 무력화된 것이다.
A씨는 제주항에서 50대 화물차 운전자 B씨의 도움을 받아 육지로 이동한 것으로 드러났다. B씨는 12일 새벽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해경에 붙잡혔다.
특히 A씨와 B씨는 제주항 차량 검문검색의 허점을 사전에 파악하고 이를 노렸을 가능성도 있다. 현재 제주항에는 8개의 초소가 있지만 X-ray 차량 검문검색대는 고작 3대뿐이다. A씨가 탑승한 화물차는 차량 검문검색을 받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유현숙 제주해양수산관리단장은 "차량 검색기가 모든 초소에 갖춰지면 좋은데 그게 안되다 보니 이런 일이 발생했다"며 "내년에는 두 대를 추가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 중국인들은 지난 7일 오후 중국 장쑤성 난퉁시 해안에서 고무보트를 타고 출발해 다음날인 8일 새벽 제주시 한경면 용수리 해녀탈의실 인근 해안가에 도착했다. 직선거리로만 460㎞다.
경찰 수사 결과 이들은 브로커에게 중국 돈 3만 위안(한화로 583만 원)을 주고 밀입국했다. 수사당국은 이들이 불법취업을 목적으로 밀입국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8일 오후 서귀포시 한 모텔에서 밀입국자 1명이 체포된 데 이어 9일 2명, 11일 2명이 순차적으로 검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