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올라온 '삼계탕 30인분 노쇼' 사연.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경기 평택시에서 칼국수 가게를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가 삼계탕 30인분 '노쇼' 피해를 겪은 뒤 삼계탕을 주민들에게 무료로 나누며 따뜻한 선행을 실천해 훈훈함을 주고 있다. 그의 선택은 분노로 끝날 수 있었던 일을 '응원의 선순환'으로 바꿔냈다.
지난 10일 자영업자 커뮤니티에는 '삼계탕, 노쇼, 무료로 이웃에게 나눠버렸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칼국수 집을 운영 중인 김동현씨는 "삼계탕 30인분과 만두 8개를 예약 받았지만 손님이 나타나지 않아 58만원의 피해를 봤다"며 당시의 황당했던 상황을 전했다.
예약 당일 오전까지도 확인 연락을 주고받았지만, 약속은 끝내 지켜지지 않았다. 김씨는 "저보다 연세도 있는 분이었는데, 진심으로 이건 아니다 싶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나 그는 곧 마음을 바꿔 먹었다. 노쇼로 인해 버려질 삼계탕 30인분을 보며 그는 "시골 동네고, 오픈 초기인데다 오래 걸리는 삼계탕 조리 주방을 저희 어머님이 맡아주시는데, 그대로 버릴 수는 없다"며 무료 나눔을 결심했다.
해당 소식이 알려지자 주민들과 네티즌들의 응원이 이어졌다. "삼계탕 대신 계좌번호를 달라, 조금이라도 돕고 싶다", "가게로 단체 회식을 하러 가겠다"는 메시지가 쏟아졌다. 실제로 가게를 찾은 손님들은 리뷰에 "노쇼 소식을 듣고 왔는데 힘든 내색 없이 친절하게 대해주셨다", "정성 가득한 삼계탕, 마음까지 따뜻해졌다"고 남겼다.
무료나눔 식당 리뷰에 올라온 응원 글.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마을 주민들에게 나눈 삼계탕은 '따뜻한 한 끼'를 넘어 위로와 연대의 온기가 더해져 김 씨에게 돌아왔다. CBS 노컷뉴스 취재진과의 전화에서 김 씨는 "같은 자영업자분이 재료비라도 받아달라며 돈을 두고 가시기도 했고, 또 어떤 손님은 전화로 '힘내라'는 말을 해주셨다"며 "돈을 벌려는 취지가 아니라 마음을 나누고 싶었기 때문에 받지는 않았지만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무료 나눔에 오셨던 손님이 어제 다시 가게를 찾아오셨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고 웃으며 말했다.
나눔으로 예상치 못한 응원과 위로의 물결을 받은 김씨는 "분노를 나누었는데 오히려 행복해졌다"며 "각박하다 여겼던 세상에 아직 따뜻한 마음이 많다는 걸 알게 돼 감동했다"고 전했다. 그는 "더 많이 나누지 못해 죄송할 정도로 많은 분들의 걱정과 응원을 받았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