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으로 수사받다가 도주한 이기훈 삼부토건 부회장(겸 웰바이오텍 회장)이 경찰에 체포돼 11일 서울 종로구에 마련된 김건희특검 사무실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이기훈 삼부토건 부회장 겸 웰바이오텍 회장을 도주 55일 만에 체포하면서 관련 주가조작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두 회사 모두 2023년 우크라이나 관련 포럼에 참석하면서 주가가 급등했고, 이 과정에서 수백억원의 부당 이득이 발생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은 최근 구세현 전 웰바이오텍 대표를 소환해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추진할 당시 상황과 주가 급등기 전환사채(CB) 등을 통한 자금 흐름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피 중이던 이기훈 부회장 체포가 이뤄지기 직전 웰바이오텍 주가조작 사건 관련 사실 관계를 다진 셈이다.
특검은 지난달 21일 웰바이오텍 본사와 코스피 상장사 아센디오 등 10곳을 동시다발로 압수수색했다. 웰바이오텍은 2023년 5월 폴란드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에 삼부토건과 함께 참여했다. 웰바이오텍 주가는 그해 4월 1300원대에서 7월 5천원가까이 치솟았다.
특검이 주목하는 것은 그 시기 1천원대 가격으로 발행된 웰바이오텍의 전환사채(CB) 자금 흐름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공시 등을 보면, 2022년 10월부터 2023년 7월까지 발행된 웰바이오텍 CB는 총 205억원이다. 해당 CB들의 행사가격이 1천원대인 점을 고려하면 당시 주식 전환 후 매도를 통해 발생한 시세차익은 수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특검은 당시 CB를 매개로 움직인 자금이 흘러간 개인과 법인 명단을 확보하고 실제 자금의 최종 종착지를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는 것으로 파악됐다.
연합뉴스특검은 웰바이오텍과 삼부토건 사이 관계도 주목하고 있다. 이일준 삼부토건 회장(구속)은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 3개월 전 2023년 2월 삼부토건을 인수했다. 이 회장은 당시 웰바이오텍도 최대 지분을 갖고 있었다. 이 회장은 이런 지분 투자를 설계한 인물로 측근 이기훈 부회장을 지목했다.
삼부토건과 웰바이오텍이 우크라이나 재건 테마를 두고 사실상 한몸처럼 움직인 여러 정황도 특검은 확보했다. 특검은 김건희씨 계좌관리인으로 지목된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측이 웰바이오텍 주식을 사고팔아 수천만원 수익을 벌어들인 점도 주목하고 있다. 특검은 이 부회장이 웰바이오텍과 삼부토건 간 가교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으며, 전날 저녁 구속영장을 청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