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씨·종묘 정전. 박종민 기자·자료사진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김건희씨의 '종묘 사적 이용 의혹'과 관련해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앞서 해당 의혹 관련자들을 줄소환한 특검은 오는 12일 유경옥 전 대통령 행정관을 불러 조사한다.
김형근 특별검사보는 9일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김건희씨가 국가 유산이자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종묘의 공개제한지역인 망묘루를 지인들과 차담회 장소로 무단으로 이용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까지 종묘관리소장을 비롯한 종묘관리 공무원들을 조사했고, 이번주 금요일(12일) 대통령실 전 행정관 유경옥씨를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검은 유씨를 상대로 차담회 참석자 및 차담회 개최 경위 등에 대해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씨는 종묘 휴관일인 지난해 9월 3일 종묘 망묘루에서 외국인 남녀 2명, 신부 1명, 스님 1명과 차담회를 가진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국가 사적으로 지정된 종묘 내 시설을 사적 목적으로 사용하는 건 문제라는 지적이 불거졌다.
특검은 '종묘 사적 이용 의혹'이 특검법이 규정한 대통령의 지위, 대통령실의 자원을 이용해 김씨가 사적 이익을 추구했다는 의혹(12호)에 해당한다고 보고 수사를 개시했다. 특검은 이와 관련해 김씨에게 직권남용을 비롯해 여러 혐의 적용을 검토 중이다.
또한 특검은 2년 전에 불거졌던 김승희 전 대통령실 의전비서관의 '자녀 학교폭력 무마 의혹'에 대한 내사에도 착수했다.
김 특검보는 "특검은 대통령실 의전비서관의 자녀 학폭 무마에 사인인 김건희씨가 관여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부당한 외압이 행사됐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성남교육지원청을 비롯해 관련기관으로부터 필요한 자료를 제출받는 등 내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비서관 자녀 학폭 무마 의혹은 지난 2023년 7월 학폭 사건이 발생한 직후 김씨가 장상윤 당시 교육부 차관과 약 8분간 통화한 사실이 최근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며 불거졌다.
성남교육지원청 제공
김씨가 장 전 차관과 통화한 날짜는 김 전 비서관의 자녀에게 출석정지 처분이 내려진 다음 날이다. 학폭 발생 이후 학교장은 김 전 비서관의 자녀에 대한 출석 정지 처분 등을 내렸지만, 강제 전학 조치는 내리지 않았다.
최근 특검은 성남교육지원청으로부터 당시 열린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녹음파일 등을 제출받았다. 이에 따라 특검팀이 김 여사의 무마 지시 여부 등을 확인하는 데 있어서 이 녹음파일이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특검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이우환 화백의 '점으로부터 No. 800298' 작품을 구매해 김씨 측에 교부했다는 의혹을 받는 김상민 전 부장검사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특검은 해당 그림을 받은 김건희씨가 2024년 4.10 총선에서 김 전 부장검사의 공천에 개입하려 했는지 수사하고 있다.
이날 오후 2시부터는 '서희건설 매관매직 의혹'의 참고인 신분인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 대한 조사가 이어지고 있다. 특검은 한 전 총리를 상대로 서희건설 이봉관 회장의 맏사위인 박성근 변호사가 2022년 6월 국무총리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경위 등을 조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