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 김하성. 연합뉴스 김하성(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은 2025시즌을 앞두고 탬파베이 레이스와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맺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내셔널리그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를 수상했을 때까지만 하더라도 'FA 대박'에 대한 기대감이 컸지만 2024시즌 막판 어깨 수술을 받으면서 떨어진 자신의 시장 가치를 받아들여야만 했다.
그래도 김하성은 연 평균 1000만 달러 이상의 계약서를 따냈다. 2026시즌 선수 옵션도 갖고 있다. 다음 시즌 1600만 달러의 연봉을 받을 수 있고 혹은 다시 FA 시장을 노크할 수 있다. 선수에게 유리한 옵션이다.
수술 여파로 뒤늦게 2025시즌을 출발한 김하성은 탬파베이에서 기대 이하의 시즌을 보냈다. 24경기에서 타율 0.214, 2홈런, 5득점, 5타점, 6도루에 머물렀다. 여러 차례 부상자 명단에 오르기도 했다. 팀내 최고 연봉자였음에도 부상과 부진이 반복돼 깊은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김하성은 한국시간으로 지난 2일 탬파베이로부터 웨이버 공시됐다. 애틀랜타는 김하성이 웨이버로 풀리자마자 그를 영입했다. 애틀랜타의 올 시즌 유격수 포지션의 득점 생산력은 30개 구단 중 꼴찌였다. 김하성은 이적 후 두 번째 경기 만에 역전 결승 홈런을 터뜨렸는데 이는 애틀랜타 유격수 포지션에서 나온 올해 첫 홈런이었다.
김하성은 단기간에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애틀랜타에서 뛴 5경기에서 타율 0.294, 1홈런, 1득점, 4타점을 기록했다. OPS(출루율+장타율)는 0.787이다. 김하성이 출전한 지난주가 애틀랜타에게는 올 시즌 유격수 포지션의 공수 경쟁력이 가장 강했던 구간이다.
그러다 보니 새로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김하성이 2025시즌을 마치면 다시 FA 시장을 노크하는 대신 내년에 보장된 1600만 달러의 연봉을 그대로 수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올해 보여준 게 많지 않기 때문이다. 부상도 많았다. 또 애틀랜타는 김하성을 다음 시즌 주전 유격수로 여기고 있는 상태다. 모험보다는 안정을 선택한 다음 1년 후 다시 FA 시장을 노리는 전략이 나을 수 있다.
그런데 MLB닷컴은 '빨리 단정짓기는 무리다. 이번 겨울 FA 시장에서 유격수 포지션 선수들이 그리 강하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스캇 보라스 에이전트의 고객에 대해서는 절대로 아무 것도 가정해서는 안 된다'고 전했다.
보라스는 메이저리그에서 악명 높은 에이전트로 현재 김하성과 함께 일하고 있다.
MLB닷컴은 이번 FA 시장에서 주목할만한 유격수로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보 비솃과 보스턴 레드삭스의 트레버 스토리를 언급했다.
이 매체는 비솃의 타격 실력은 뛰어나지만 수비에 문제가 많다며 '그를 정말 유격수로 볼 수 있을까?'라고 의구심을 나타냈다. 스토리의 경우 콜로라도 로키스를 떠난 이후 타격이 평범해졌으며 향후 두 시즌 잔여 계약이 남아있어 FA 선언 여부가 불투명하다고 했다.
이 외에도 올랜도 아르시아, 미겔 로하스, 이시아, 키너-팔레파, 아메드 로사리오, 폴 데용 등 여러 유격수들이 FA 시장에 나설 것으로 보이지만 전반적으로 선수층이 두텁지는 않다는 게 MLB닷컴의 분석이다.
MLB닷컴은 김하성이 모험을 선택해도 (잔여 계약이 2년 남은) 스토리만큼 위험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는 단순히 1년 1600만 달러의 계약보다 더 나은 계약을 얻을 가능성을 노리는 것일 뿐'이라고 했다. 만약 애틀랜타가 잔여 시즌 김하성의 활약에 만족할 경우 연 평균 가치로 1600만 달러 이상의 다년 계약을 제시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탬파베이를 떠나 애틀랜타로 이적한 것은 부상과 부진이 반복됐던 김하성에게 완전히 새로운 길을 열어줬다. 관건은 남는 9월을 어떻게 보내느냐다.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끌어올릴 마지막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