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의 대체 수원 활용방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평창 도암댐 전경. 연합뉴스사상 초유의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는 강원 강릉지역에 단수가 현실화하면서 주민 불편이 더욱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인근 지역인 평창에 있는 '도암댐' 활용 방안이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강릉시의회 김현수 의원은 8일 열린 제324회 강릉시의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 10분 발언을 통해 "지난 토요일 의회는 집행기관과 긴급 간담회를 갖고 '도암댐 물을 받는 문제'를 진지하게 협의했다"며 "시의원들은 환경부가 1급수라고 밝힌 '도암댐 방류터널 구간에 있는 15만톤의 방류수'에 대해 받아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구조상으로는 최대 하루 1만 톤 밖에 받지 못해 물 부족 해소에는 여전히 부족한 양"이라며 "도암댐 방류 문제는 시민들과의 합의가 필요한 사안임을 인지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많지 않다"고 덧붙였다.
도암댕 활용 방안에 대해 최근 논란이 일고 있지만, 시의회가 도암댐 방류터널 구간에 있는 15만 톤의 방류수를 받는 것에 대해 찬성 입장을 보인 것이다.
강릉시의회 김현수 의원. 시의회 제공이런 가운데 강릉시도 이날 공식 입장을 통해 "도암댐 도수관로(방류터널) 수원 공급(1일 1만톤) 관련해 "정확한 수질검사 후 수질이 상수원으로 적합하다는 전제로 시민 및 전문가 의견 수렴 후 최종 결정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의견 수렴 후 공급 결정될 경우를 대비해 준비는 진행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7일 오후 제2청사 대회의실에서 김진태 지사 주재로 열린 '강릉 수자원 확보 긴급 대책회의'에서도 도암댐 용수 활용 가능 여부에 대한 논의가 이뤘졌다. 당시 회의에는 도내 18개 시·군 부단체장이 참석한 가운데 도암댐 인접 지자체인 정선군과 영월군은 비상방류에 대해 이견이 없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들은 발전방류가 아닌 '한시적인 방류'에는 찬성 입장으로 알려지맘서 방류수 활용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 상황이다. 하지만 도암댐 터널에서 방류한 물이 오봉저수지 아래의 남대천으로 흘러나올 경우 600m 떨어진 오봉저수지까지 끌어올리는 시설 등을 추가로 설치해야 해 다소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김현수 의원은 "일단 물을 받지만, 도암댐 본격 방류 문제는 가뭄 사태 해결 이후에 시민과 다시 협의해야 할 사안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환경부도 최근 도암댐을 포함해 지하수 저류댐, 하수처리수 재이용 등 기존 수자원 활용 방안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극심한 가뭄이 이어지면서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 강릉 오봉저수지. 전영래 기자
한편 도암댐은 지난 1990년 남한강 최상류 송천에 발전을 위해 건설된 댐이다. 대관령 일대 물을 도암댐에 가뒀다가 15.6㎞ 관을 통해 강릉수력발전소에 보내 전기를 생산한 뒤 강릉시를 관통하는 남대천에 흘려보내는 방식의 유역변경식 발전이 2000년대까지 이뤄졌다.
하지만 도암댐 물에 대관령 일원 목장의 가축 분뇨와 고랭지 밭 토사, 농약이 무분별하게 섞여 들면서 환경 문제가 커졌고, 강릉시민의 반발 등으로 결국 2001년 3월 발전을 위한 가동이 중단됐다. 이후에도 논란이 지속돼 왔지만 강릉지역에 사상 최악의 가뭄이 이어져면서 도암댐 활용 방안이 또 다시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환경부 등에 따르면 가동 중단 당시 도암댐 물 수질은 축산폐수와 고랭지 밭에서 사용된 퇴비 등이 유입돼 4급수 수준이었지만, 도암댐 상류에서 오염원 저감 사업이 꾸준히 진행되면서 수질이 많이 개선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지역에서는 물 부족 사태가 심각한 상황에서 도암댐을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