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증권맨'이었던 김태형 경기도의원(더불어민주당·화성5)은 2003년 '정당 민주화 개혁'이라는 기치 아래 창당한 열린우리당을 통해 정치권에 첫 발을 담갔다고 했다.
정당의 의사결정을 수뇌부가 결정해 아래로 지시하는 귄위적인 방식이 아닌 당원들이 직접 결정해 당원의 뜻이 위로 올라가는 변화가 그를 정치의 길로 이끌었다. '돈 안들여도 정치할 수 있는 시대'를 만들자는 시대 요구가 매력적이었다고 회자했다.
김 의원의 관심은 '미래'다. 재선 도의원인
그가 주력하는 건 '수소 경제'다. 스스로 '수소 도의원'이라고 부를 만큼 수소에 푹 빠져있다.
그의 첫 5분 발언도 탄소 중심의 에너지 체제에서 수소 중심의 에너지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수소 산업 관련 지원 조례를 처음 만든 것도 그였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후손들이 살아야 할 곳을 잠시 빌려 쓰는거다. 깨끗한 지구를 후손에 넘겨줘야 하지 않겠나. 수소 경제는 그런 깨끗한 지구를 넘겨주기 위한 대안이다." 첫 상임위원회였던 도시환경위원회가 환경을 지키기 위한 '수소'였다면 지금 소속된 미래과학협력위원회에서는 경기도 미래 먹거리로서의 '수소'다. 김 의원은 지금 수소뿐만 아니라 AI(인공지능), 반도체, 양자 등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그의 미래에 대한 관심은 청년에도 맞닿아 있다. 그가 초선 시절 해결하기 위해 집중했던 건 '자립 준비 청년'들의 주거 마련이었다.
'보호 종료 아동'이라고 불리던 그들을 '자립 준비 청년'이라고 새로 명명한 것도 김 의원이었다.
당시 아동복지시설, 공동생활가정, 가정위탁 등에서 보호받다가 만 18세가 돼 홀로서기를 시작한 청년들의 가장 큰 문제는 주거였다. 수 년 전 뉴스를 통해 대학에 입학했지만 월세를 마련하지 못해 막막해 하다가 스스로 삶을 마감했다는 자립 준비 청년의 사연을 접한 그는 곧바로 문제 해결에 나섰다.
직장이나 학교가 정해지지 않았는 데도 지자체가 제공하는 행복주택에 신청해야 하는 과거 사례를 확인하고 그들의 활동 공간이 정해질 때가지 기다려주자고 제안했다. 경기도와 GH(경기도주택도시공사)가 이에 호응하면서 많은 자립 준비 청년들이 안정적인 주거지를 구할 수 있었다.
김 의원은 평소 불합리한 발언이나 상황이 벌어지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날카롭게 지적해 '미스터 스나이퍼'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하지만
김 의원은 자신이 "생각보다 괜찮은 정치인"으로 기억되길 바랐다. "도민들이 정말 필요한 것을 찾아서 많은 일을 한 정치인으로 기억되길 바란다. '인지도보다 정말 많은 일을 했고 은근히 괜찮은 정치인이었어'라는 평가만 받아도 만족할 것 같다"
경기도의회 김태형 의원(더불어민주당, 화성5). 박철웅 PD다음은 CBS노컷뉴스와 김 의원의 일문일답. Q.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정치하기 전에는 증권회사에서 일을 했다. 그러던 중 잠시 쉬는 기간이 있었는데 당시 정치권에 있는 선배를 돕다가 아예 제도권 정치에 들어가보자는 마음이 생겼다. 2003년 열린우리당 창당 당시 당직자로 일하면서 처음 정치권에 발을 담갔다.
정치에 관심이 있었다기 보다는 선배를 돕는 과정에서 지켜보니 정당 민주화 개혁이라는 시대적 흐름이 있었다. 정당의 의사결정을 수뇌부가 결정해 아래로 지시하는 귄위적인 방식이 아닌 당원들이 직접 결정해 당원의 뜻이 위로 올라가는 그런 움직임이 있었다. 게다가 돈 안들어가는 정치를 구현하자는 변화가 불었다. 그런 변화에 호감을 갖고 있었는데 마침 당직자 생활을 하면 월급도 준다고 하니 나도 한 번 변화에 뛰어들어가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여러 변화를 겪으면서 20여 년간 더불어민주당 소속 당직자로 지냈다. 그러다가 2018년 선배들이 경기도의원에 도전해보라고 제안했다. 마침 새로운 선거구가 만들어지는 상황이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진입 장벽 없이 선출직에 도전했고,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아 재선에 성공했다.
Q. 보좌 역할에서 선출직으로 변신하면서 고민이 많았을 것 같다도와주는 역할을 하다가 내 이름을 걸고 정치를 하다 보니 많은 차이가 있었다. 옆에서 봤던 것과 실제 내가 준비하고 의정활동 하면서 차이가 컸다. 특히 경기도의원은 좀 애매한 위치에 있다.
경기도내 31개 시·군 전체를 상대로 정책과 예산 집행을 봐야 하는데 동시에 선거구 내 시·군의원 역할도 해야 되는 상황이 있다. 유권자들의 민원도 그렇고 해당 시·군의원이나 국회의원이 돌봐야 하는 일인 것 같은데 해야하는 일들도 여럿 있었다. 그런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공부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경기도의회는 공부하지 않으면 버티기 어렵다.
예전에는 지방의회 의원들이 하는 일 없이 거드름 피우는 그런 자리가 아닌가하는 막연한 생각이 있었는데 그런 자리가 아니었다. 지금도 계속 배운다는 생각으로 의정활동을 하고 있다.
Q. 선출직에 나서면서 목표하는 게 있었나2019년에 경기도의원이 된 뒤 첫 5분 발언을 했다. 그때 발언 주제가 탄소 중심의 에너지 체계에서 수소 중심의 에너지 체계로 전환해야 된다는 내용이었다. 이후 수소 산업 관련 지원 조례를 처음 만들었다. 친환경 에너지 중에서 특히 수소 에너지에 역점을 두고 활동을 하고 싶었다. 초선 때부터 지금까지 그 기조는 이어지고 있다.
앞으로 미래 친환경 에너지에는 태양광, 조력, 풍력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진정한 의미에서 친환경 에너지는 수소라고 생각한다. 관련해서 여러 활동을 하고 있지만 아직 아직까지는 완성을 못하고 있다.
Q. 수소 에너지의 장점은 무엇인가일단 탄소를 중심으로한 석탄이나 석유 등은 유한하다. 매장량이 아직 많이 남아있다고 하지만 언젠가 고갈될 것이다. 더 큰 문제는 탄소 에너지원은 유해물질을 발생시킨다. 기후 위기 문제가 지금처럼 '재앙적 수준'으로 영향을 끼치는 것도 그 때문이다. 반면 수소는 물을 전기분해하면 나오는 것 아닌가.
지구의 약 70%가 물로 채워져 있다. 물은 대류현상을 통해 계속 순환한다. 또 물을 전기분해한다고 해서 유해물질이 나오지 않는다. 아직은 수소를 생산하는 경제적 단가가 조금 높긴 하지만 앞으로 더욱 시장성을 갖추게 되면 환경 보전에 이바지할 수 있다. 탄소 경제에서 수소 경제로 전환해야 하는 이유다. 다만 여전히 높은 수소 공급가격은 풀어야 할 숙제다.
경기도의회 김태형 의원(더불어민주당, 화성5). 박철웅 PDQ. 의정활동 하면서 나름의 철학이 있을 것 같다수소 에너지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이고 정치를 하는 목표 가운데 하나가 환경에 대한 문제 인식 개선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후손들이 살아야 할 곳을 잠시 빌려쓰는 거다. 깨끗한 지구를 후손에게 넘겨줘야하지 않겠나. 지구 멸망의 시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고 한다. 지구 온도도 계속 올라간다고 한다. 해결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탄소 중심에서 벗어나 수소 중심으로 경제를 재구조화하는 게 그 대안이지 않겠나. 그런 명제들을 많이 생각한다.
초선, 재선을 거치면서 꾸준히 관심을 갖고 있는 게 '경기도 일회용품 저감 및 지원에 관한 조례'가 있다. 첫 발의안은 아니지만 내 의정활동 초창기에 손에 꼽을 정도로 중요하게 생각하고 발의했다. 마침 김동연 경기지사도 공공에서 일회용품을 없애고 다회용기를 쓰자는 기조에 동의하고 있다는 점은 좋은 점이라고 생각한다.
초·재선 시절 거쳐온 상임위원회를 돌이켜보면 도시환경위원회에서 활동하면서 수소 경제에 관심을 가졌다. 이후 잠시 여러 상임위를 옮겼지만 지금 미래과학협력위원회에서 활동한다. 이 상임위에는 수소산업이 포함돼 있다. 어쩌면 수소 경제를 완성하라는 명령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그러면서 수소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열심히 활동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Q. 의정 활동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는가잠깐 다른 이야기를 하겠다. 초선 시절 도시환경위원회에서 활동하면서 자립 준비 청년에 대한 의정활동을 열심히 했다. 예전엔 보호 종료 아동이라고 표현했다. 보육시설이나 위탁가족 등에서 지내다가 만 18세가 되면서 사회에 나온 청년들을 의미한다.
이들이 초반에 정착금 등을 받고 독립을 하는데 제일 처음 마주하는 문제가 주거 문제다. 관련 지식이나 경험이 없다. 실제 사례를 들어봤더니 사기를 많이 당한다더라. 정착금 500만원 정도 돈을 받은 뒤 보증금 300만원에 월세를 내고 살려고 계약하고 들어가보면 창문이 제대로 닫히지 않아 겨울에 찬바람이 그대로 들어온다거나 난방도 제대로 안되는 주택이라고 하기 어려운 곳에 사는 경우가 많았다. 이걸 한번 제대로 해결해보자는 생각을 했다.
제일 먼저 '경기도 자립 준비 청년'이라고 용어를 재정리했다. 그리면서 관련 주거복지 정책을 만들려고 노력했다. 예를 들면 행복주택에는 신혼부부, 산부모 가족 등 다양한 사람들이 지내는데 자립 준비 청년에게는 제대로 공급되지 않았다.
행복주택을 신청할 때 보면 특정 기간에만 신청할 수 있는데 자립 준비 청년들은 취직이나 대입이 끝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직장과 학교가 정해지지 않았으니 신청할 수 없는 상황이었던 거다. 그래서 경기도와 경기도주택도시공사 등과 협력해 자립 준비 청년을 위한 행복주택 공고는 기간을 기존보다 대폭 넓혔다.
나중에는 경기도가 공인중개사를 통해 집을 구하는 자립 준비 청년들을 위한 지원도 나섰다. 개인적으로 매우 의미있는 활동이었다.
Q. 자립 준비 청년 문제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었나수년 전 보호시설을 나온 자립 준비 청년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연이어 발생했다는 뉴스를 접했다. 그 청년이 남긴 유서 중에 대학에 입학하려고 등록금은 냈는데 한 달 월세가 없어 망막했다는 내용이 있었다. 주변에 어른이 있었다면 해결책을 같이 고민하고 알려줬을 텐데 하는 안타까움이 컸다. 대한민국 발전에 힘을 보탤 청년들이 저런 문제로 삶을 마감하는 일은 있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컸다.
경기도의회 김태형 의원(더불어민주당, 화성5). 박철웅 PDQ. 미래과학협력위원회의 중점 현안은 무엇인가현안이 많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문제를 비롯해 FTA 등 국제 관세나 통상 문제가 있다. 최근에는 AI(인공지능)와 반도체 산업 등도 들여다보고 있다. 다행히 경기도가 발빠르게 AI국을 신설했다. 생성형 AI를 이용해 행정 플랫폼을 만들고 있다고 하니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생소하지만 미래 먹거리 가운데 양자 분야에 대한 관심도 갖고 있다. 복잡해 보이지만 간단히 설명하자면 슈퍼컴퓨터가 풀어도 수십년 걸려야 했던 문제를 짧은 시간에 해결할 수 있는 게 양자컴퓨터라고 한다. 그런 컴퓨터가 보급되면 통신 등 관련 산업이 우리의 생활을 크게 변화시키지 않을까 싶다. 남은 임기 동안 이런 산업들이 시작할 수 있는 기틀을 만들려고 한다.
Q. 지역구인 화성시의 관심 현안은지역구도 현안이 많다. 가장 큰 문제는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A 노선 동탄 삼성역 개통이다. 이미 경기도 파주에서 서울역까지 구간은 상업 운전을 시작했다. 동탄 삼성역 구간은 GTX-A 구간 가운데 가장 먼저 착공했던 곳이다. 공사는 거의 다 했는데 삼성역을 통과하는 지하철 노선이 많다는 이유로 개통이 미뤄지고 있다. 이 문제가 해결되면 경기 남부에서 북부까지 1시간 30분 정도면 왕복할 수 있게 된다.
동탄 신도시의 인구 과밀 문제도 있다. 동탄의 고등학교의 경우 1학급에 35~37명이 다닌다고 한다. 수원은 25명 미만이다. 나라 전체의 인구와 학생수는 줄어드는 데 지역별로는 양상이 다르다. 지역민들은 "왜 우리 아이들은 똑같은 세금을 내고도 이렇게 불편한 환경에서 공부를 해야 하느냐"는 민원이 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트램도 문제다. 동탄 2신도시를 만들면서 광역교통 개선 대책으로 트램 도입이 거론됐었다. 일부 아파트 입주자들은 트램 건설 비용을 부담하기도 했다. 그런데 공사가 늦어지면서 사업비가 늘고, 시간이 지나면서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 역시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Q. 어떤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싶은가"김태형 의원이 누구지?"라는 생각에 관련 자료를 찾아봤을 때 "많은 일을 한 정치인이군"이라는 말을 듣고 싶다. 보여주기식 정치 또는 행사 위주의 활동보다는 도민들이 정말 필요한 것을 찾아서 많은 일을 한 정치인으로 기억되길 바란다. 인지도에 비해 정말 많은 일을 했고, 은근히 괜찮은 정치인이라는 평가를 받고 싶다. 아직 많이 모자르다. 그래도 "정말 괜찮은 정치인이었어"라는 평가만 받아도 만족할 것 같다.
Q. '김태형은 OOO다'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김태형은 '수소 도의원'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수소는 미래를 이끌어갈 에너지원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할 거라고 생각한다. 우리 후손을 위해, 미래를 위해, 환경을 위해 수소경제가 자리잡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