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화재가 발생한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정련동이 해체되고 있다. 한아름 기자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가 안전 관리 소홀에서 비롯된 인재(人災)로 드러났다.
광주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업무상과실치상과 업무상실화 혐의로 안전관리 총괄 책임자인 공장장 등 금호타이어 임직원 4명을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4일 밝혔다.
이들은 화재 예방에 필요한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아 대형 화재와 인명 피해를 초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충분히 위험성을 예견할 수 있는 상황에서 공장이 안전 관리 의무를 소홀히 한 결과라고 판단했다. 다만 정일택 금호타이어 대표이사에 대해서도 입건 여부를 검토했으나, 산업안전보건법 등 관련 법령상 직접적인 형사 책임을 묻기 어렵다고 보고 최종적으로 입건하지 않기로 했다.
조사 결과 공장은 잦은 화재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인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으며, 소방 설비 관리 부실과 미흡한 안전 교육이 피해를 키운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오븐기 내·외부의 연기·불꽃 감지기, 자동 폐쇄문, 이산화탄소 분사 장치, 방화셔터 등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정상 작동하지 않았고, 이로 인해 초기 화재가 대형 화재로 번졌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오븐기에서는 최근 5년간 18차례, 올해에만 6차례 화재가 발생했지만, 원인 분석이나 위험성 평가 등 근본적인 대책은 전무했다.
소방·안전 교육도 일부 직원에게만 형식적으로 이뤄졌으며, 방송 및 화재 경보 시스템 역시 일부 구역에 설치되지 않아 피해자가 뒤늦게 화재 사실을 인지하고 대피하다가 중상을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화재는 충분히 예견 가능한 위험을 방치한 결과"라며 "안전관리 총괄 책임자인 공장장과 관련 관리자들을 곧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5월 17일 광주 광산구 금호타이어 공장에서 불이 나 직원과 소방관 등 3명이 다치고, 정련동 등 주요 생산 설비가 전소하는 피해가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