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 대형마트 쌀 판매 매장 모습. 연합뉴스기후변화에 따른 작황부진과 정부의 비축물량 조절 실패 등이 얽힌 탓에 쌀값이 치솟고 있다.
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전날 기준 쌀 20kg 소매가격은 6만316원으로 1년 전에 비해 17.2% 올랐다. 이는 최근 5년 평균치 대비로도 14% 오른 시세다. 산지가격 역시 상승해, 통계청의 지난달 25일 기준 20kg 가격은 1년 전에 비해 23.7% 오른 5만4630원이었다.
최근의 쌀값 상승세는 통상의 계절적 요인이 작용한 면이 있기는 하다. 일반적으로 해마다 6월부터 햅쌀이 시장에 풀리는 9월까지는 쌀값이 오른다. 다만 최근의 사례는 평년치를 크게 웃돈다.
이에 따라 쌀값 상승에 전지구적인 기후변화가 작동했다는 관측이 있다. 이상 고온과 병해충 피해가 작황에 영향을 끼쳐 쌀 산출량 부족을 낳고, 공급이 축소되면서 쌀 유통업체 사이에 물량확보 경쟁이 붙을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정부의 공공비축량 조절 실패로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정부가 지난해 쌀값 하락을 우려해 햅쌀 36만 톤을 비축한 뒤, 추가로 26만 톤을 시장격리 조치하면서 공급 부족이 발생했다는 얘기다.
쌀값 급등에 맞서 정부는 양곡 3만 톤을 대여 방식으로 유통업체에 풀기로 했다. 현재 시행 중인 20kg 당 3천원의 쌀값 할인액도 4천원 이상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