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제공8월 소비자물가지수가 SK텔레콤 해킹 사태로 인한 휴대전화 요금 인하 탓에 지난해 같은 달보다 1.7% 올라 두 달 만에 1%대로 다시 떨어지며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증가폭을 기록했다.
하지만 폭염과 집중호우 등의 영향으로 농축수산물 가격은 크게 올라 밥상물가는 크게 올랐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2025년 8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6.45(2020=100)로 전년동월대비 1.7% 올랐다. 이는 지난해 11월(1.5%) 이후 가장 낮은 증가폭이다.
올해 들어 2%대를 유지하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5월에 1.9%를 기록하며 한차례 2% 아래로 떨어졌지만, 6월에 다시 2%대 상승률을 회복해 2개월 연속 2% 초반대 상승률을 유지하다 이번에 다시 1%대로 떨어졌다.
품목 성질별 등락률을 비교하면 서비스는 1.3%씩 올라 전월보다 상승폭이 1.0%p 떨어졌는데, 이 가운데 공공서비스가 3.6% 하락해 2020년 10월(-6.0%) 이후 4년 10개월 만에 가장 많이 하락했다.
이는 SK텔레콤이 대규모 해킹 사태가 벌어지자 가입자 이탈을 막기 위해 8월 한 달간 2천만 명이 넘는 전체 가입자의 통신 요금을 50% 감면한 영향이 커서, 휴대전화료만 21.0% 급락하며 전체 물가를 0.59%p 떨어뜨렸다.
반면 농축수산물은 4.8%나 올라 지난해 7월(5.5%) 이후 13개월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특히 폭염, 집중호우 등의 영향으로 농산물 물가는 2.7% 오르며 상승세로 전환했고, 수산물 가격도 7.5% 뛰어 지난해 7월(5.5%)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축산물도 7.1%나 물가가 급등해 2022년 6월(9.5%) 이후 최고 상슥폭을 기록했다.
품목별로 보면 농축수산물 중 쌀이 11.0% 올라 지난해 1월(11.3%) 이후 가장 많이 올랐고, 돼지고기(9.4%), 국산쇠고기(6.6%)도 각각 2022년 1월(7.6%)과 7월(9.5%) 이후 3년여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 외에도 고등어(13.6%), 복숭아(28.5%), 달걀(8.0%), 찹쌀(45.6%)에서 주로 많이 물가가 올랐다.
공업제품도 1.7% 올랐지만, 전기·가스·수도는 0.3% 오른 데 그쳐 상품 전체는 2.1% 올랐다.
국제유가 하락 등 영향으로 석유류는 1.2% 하락했다. 빵(6.5), 커피(14.6) 등이 크게 오른데다 일부 품목 할인행사가 마무리된 탓에 가공식품은 0.36% 올랐다.
반년째 하락하던 신선식품지수는 2.1% 반등했다. 신선채소는 0.9%, 신선과실은 0.1% 상승에 그쳤지만, 신선어개가 8.0%나 치솟았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기준으로 쓰는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는 1.3% 상승에 그쳤고, 또 다른 근원물가인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도 1.9%만 올라 1%대에 머물렀다.
시민들이 자주 구매해 지출 비중이 높은 144개 품목 위주로 구성된 '장바구니 물가'인 생활물가지수 상승률도 1.5% 올랐다.
기획재정부는 이번 물가 상황에 대해 "향후 물가는 이상기후 및 지정학적 요인 등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으로, 정부는 총력을 다해 체감물가 안정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라며 "특히 국민 생활과 밀접한 먹거리 가격 안정을 위해 주요 품목별 수급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변동 요인에 대해서는 신속히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