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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TV의 2부작 휴먼 다큐멘터리 <블로그 다큐="" 예수와="" 사람들="">가 서울 청량리 역사 앞에서 84년의 종지부를 찍는 마지막 공연을 펼치는 동춘 서커스단의 이야기를 다룬다. 다큐의 주인공은 1978년 동춘 서커스단을 이어받아 34년 동안 그 명맥을 지켜온 박세환(66) 단장과 단원들. 블로그 다큐는 마땅한 정책적인 지원도, 재정적인 도움도 없이, 서커스에 대한 열정 하나로 수십년을 버텨온 단원들의 생생한 육성을 마지막 공연 장면과 함께 담았다.
◈ 동춘 서커스단 해체위기 ''선배님들과 국민들에게 죄송합니다''동춘 서커스단은 지난 2003년 태풍 ''''매미''''로 천막과 장비가 모두 유실되는 막대한 손실을 봤다. 최근에는 세계적인 금융 위기로 그나마 근근이 이어오던 재정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게다가 올 여름에 있었던 긴 장마와 신종 인플루엔자로 인해 계획되어있던 공연들마저 모두 취소되면서 벼랑 끝까지 몰린 실정이다.
동춘 서커스단은 결국 빚 3~4억과 3개월 체불 임금으로 운영 자체가 어려운 한계점에 이르렀다. 현재 동춘을 이끌어가고 있는 박세환 단장 또한 이번 위기 만큼은 견디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지금까지 서커스단을 이끌어 간다는 것이 어려웠어도 항상 희망을 가지고 왔어요. 이번 청량리로 공연장소를 옮길 때에도 꿈을 안고 빚을 내서 투자를 했어요. 그런데 이제는 돈을 빌릴 곳도 더 이상 없고, 진퇴양난이에요. 한계가 왔어요. 제가 서커스 단장을 40년을 했는데 지금이 최고 힘든 시기에요.''''
◈ 84년의 빛나던 동춘 서커스의 역사 동춘 서커스단은 일제 강점기 시대 일본 서커스단에서 활동을 하던 박동춘 씨가 일본인들의 차별과 횡포에 맞서 한국인 곡예사 30명을 이끌고 독립해 1925년에 창단됐다. 공연문화라는 용어조차 없던 그 시절, 동춘 서커스는 전에 본적이 없는 아찔한 공중 곡예와 구성진 판소리, 신기한 마술쇼로 사람들의 혼을 쏙 빼 놓으며 서민들이 사랑을 독차지하는 대표적인 서커스 쇼로 자리 잡는다. 그 후 1960~1970년대 동춘은 최대 호황을 누린다.
소속 단원들만 250명이 넘었고 당시 최고 스타 배출의 요람이었다. 영화배우 허장강, 코미디언 서영춘, 배삼룡, 백금녀, 남철, 남성남씨 등의 수많은 스타들이 동춘 서커스단을 거쳐 갔다. 하지만 텔레비전 방송의 출현 등 시대 흐름에 따라 쇠퇴기를 맞이하게 된다.
지금의 박세환 단장은 1963년 19살의 나이에 동춘 서커스에서 예인의 꿈을 안고 동춘 서커스에 입단했다. 박 단장은 당시 화려한 입담과 뛰어난 노래 솜씨, 개성 있는 연기로 대중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그는 밀양 박씨의 종가 종손으로서 집안 어른들의 반대에 부딪혀 예인의 꿈을 중도에 포기하고 만다. 그 후 개인 사업체 운영하던 박 단장은 동춘 서커스가 파산 직전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1978년에 서커스단을 인수하기에 이른다.
올해 초에는 동춘 서커스의 어려운 사정이 네티즌 사이에 알려지면서 ''다음 아고라''에 "동춘 서커스를 살려 한국판 ''태양의 서커스''를 만들자"는 청원이 올라와 선금을 모아 동춘 서커스에 큰 힘이 된 일도 있었다.
◈ 해체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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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성원에도 불구하고 지금 동춘 서커스의 현실은 참담하다. 천막에서 공연을 하다 보니 냉난방 시설의 부족으로 겨울과 여름에는 공연을 올리기가 힘들다. 봄과 가을이 유일하게 공연을 할 수 있는 계절인데, 이번 가을을 기대하며 추진해오던 공연이 금융위기와 장마, 신종 인플루엔자로 인해 하나 둘 씩 취소가 되었다. 결국 남은 것은 빚뿐이었다. 은행에 진 빚 4억에, 단원들에게 줘야할 임금도 이미 3개월치가 밀린 실정. 재정적으로 동춘 서커스단은 이미 파산 상태나 다름없는 상황이다.
자금 사정뿐만 아니라 박세환(66) 단장의 뒤를 이어나갈 후계자도 없는 상황이다. 현재 단원의 70%는 중국 곡예사들로 구성되어 있다. 왜냐하면 한국 사람으로는 임금조건도 맞지 않고, 서커스 일에 꿈을 둔 사람도 없기 때문이다. 또한 정작 서커스에 재능이 있어도 환경이 좋지 않으니 다른 곳으로 가버리는 일도 허다하다. 한때는 동춘 서커스단 최고의 곡예사들로 불리던 이들도 많은 수가 전업을 하거나, 거리의 곡예사로 전락하고 말았다.
◈ "이렇게 무너질 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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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초의 서커스단인 동춘 서커스의 해체는 할아버지, 아버지, 손자까지 3대가 어울려져 공감하며 볼 수 있었던 우리의 유일한 공연 문화가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태양의 서커스'''' 등 세계적으로 서커스 공연이 각광받고 있는 시대, 80년 전통의 우리 서커스는 아직도 거리의 곡예사들로 남아 있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는 이들은 많다.
하지만 문화당국의 어떠한 정책적 지원도, 서커스라는 공연 콘텐츠에 관심을 갖는 투자자도 전무한 오늘, 동춘 서커스단은 천막을 걷을 수밖에 없다. 그래도 40여년을 동춘과 동고동락해 온 박세환 단장에게 재기의 꿈은 희미하나마 아직 남아 있다.
''''꿈도 많았고 열심히 했는데, 문을 닫게 되어 아쉽습니다. 동춘 서커스를 거쳐 간 선배님들, 국민들에게 죄송합니다. 지금은 문을 닫지만 언젠가 다시 살려야 되지 않겠습니까. 언제가 될 지 장담은 못하지만 꼭 그렇게 할 작정입니다.''''
우리시대 유일의 서커스, 동춘 서커스단의 마지막 공연을 담은 <블로그 다큐="" 예수와="" 사람들=""> ''''내 사랑 동춘'''' 편은 오는 10월 12일부터 13일까지 CBS TV를 통해 이틀 동안 방송된다.
(방송시간)1부-10월 12일(월) 오후 1시 40분2부- 10월 13일(화) 오후 1시 40분
(재방송)1부-10월 14일(수) 밤 11시,2부-10월 15일(목) 밤 11시
(동춘 서커스 공연 안내)
▶ 공연기간 : 2009년 10월 6일~ 12월 16일 까지
▶ 공연장소 : 청량리역 6번출구앞 삼성화재사옥뒤 구 수협공터 빅탑극장
▶ 공연문의 : 02-6383-9141블로그>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