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충남 청양 지천댐 후보지를 찾은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한국수자원공사로부터 후보지 현황 설명을 듣고 있다. 김정남 기자최근 지천댐 후보지를 찾은 김성환 환경부 장관의 현장 발언과 관련해 김태흠 충남지사가 "이 정부 들어 전 정부 때 추진해온 사업을 백지화시키려고 하는 의도를 이미 마음속에 갖고 진행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혹이 든다"며 "정치 변질화"라는 목소리를 냈다.
(관련기사 CBS 노컷뉴스 25. 8. 29 김성환 환경부 장관 "지천댐, 불가피한지 신속히 파악할 것")김성환 환경부 장관은 전 정부에서 신규 댐(기후대응댐) 후보지에 포함된 충남 청양 지천댐 후보지를 지난 29일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김 장관은 "원래 물은 흘러야 한다. 물은 흐르는 게 맞다"는 기본 입장부터 밝혔다.
"용수의 80% 정도를 대청댐 등 외부에서 의존하고 있고 제한 급수나 운반 급수가 청양·부여도 늘상 이뤄지고 있는 지역"이라며 댐 건설 필요성을 강조한 충남도의 설명에 대해선, "충청도에 댐이 없다 이 문제는 본질적인 문제는 아닌 것 같다"며 "충북에 있든 보령에 있든 용담댐 물을 먹든 간에 소위 댐을 만들어서 생활용수나 공업용수를 꼭 해야 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면밀히 살펴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주민들이 그간 거듭된 홍수 피해를 언급하자 댐이 없어서 생긴 일은 아니라고도 말했다. 김 장관은 "이게 지천댐이 없어서 홍수가 난 책임이라기보다는 금강 하구 쪽에 만조랑 겹쳐서 생긴 측면이 크다"며 "객관적인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국수자원공사의 댐 후보지 현황 발표 중 "지천댐은 현재 이수와 치수 기능을 다 갖고 있는 다목적댐으로서 사업 시행자는 국가가 되겠다"는 언급이 나오자 "아직 확정된 게 아니지 않느냐. 확정된 것처럼 말하지 말고 객관적인 상황을 보고하시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 장관은 "찬성 측도 반대 측도 다 나름의 일리가 있어 보이신다"며 "원래 물은 흘러야 하지만 불가피하게 꼭 댐을 막아야 하는 건지, 용수 공급이 추가로 더 필요한지 아니면 이 댐을 안 만들면 수해 피해가 계속될 수밖에 없는 건지 여부를 돌아가서 신속하게 파악하고 관련한 여러 전문가 의견도 듣겠다"고 했지만, 이날 현장에서는 지천댐에 대한 장관의 부정적 시각이 읽힌다는 반응 또한 나왔다.
김태흠 충남지사가 1일 도청에서 열린 내년도 주요 정책 추진계획 보고회에 앞서 지천댐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충남도 제공이 같은 김 장관의 발언 내용이 알려지면서 당시 베트남 출장 중이던 김태흠 충남지사는 돌아와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김태흠 지사는 1일 도청에서 열린 내년도 주요 정책 추진계획 보고회에 앞서 "대한민국은 전력과 물이 앞으로의 자원이고, 현 정부가 발전시키겠다는 AI 산업이나 데이터 센터 모두 마찬가지"라며 댐 건설과 관련된 정부 입장이 그에 역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물 문제도 마찬가지다. 강원도 강릉에 재난사태가 선포됐고 우리도 가뭄이 들면 보령댐에서 물을 공급하는 충남의 서부지역은 단수와 절수를 해야 하는 상황이 지금까지도 있어왔고 앞으로 더욱 빈번할 것"이라며 "이래서 수자원 확보가 필요하다는데 이걸 지금 정치 변질화를 시키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김 지사는 "환경부 장관은 국회의원 시절 석탄화력발전소 폐지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반대해 21대 때 법이 통과가 못 됐는데, 이번에는 물은 다른 데서 가져와 쓸 수 있다고 말한다"며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