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검찰개혁의 쟁점은 무언인가 : 국민이 바라는 검찰개혁의 속도와 방향'을 주제로 열린 검찰개혁 긴급 공청회에 참석해 토론하는 모습. 연합뉴스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검찰개혁안을 공개 저격하고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주장한 임은정(사법연수원 30기) 서울동부지검장에 대해 검찰 내부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2차장검사를 지낸 공봉숙(32기) 서울고검 검사는 지난 29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임은정 검사장님, 정신차리기 바랍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공 검사는 "검사 일을 해 본 사람이라면 도무지 할 수 없는 말"이라며 "검사생활 20여년간 보완수사를 안 해 보셨냐"고 비판했다.
이어 "검사 생활의 대부분을 형사부, 공판부, 여조부에 근무하며 수도 없이 날을 새며 기록을 검토하고 공소장과 불기소장을 쓰고, 보완수사를 했다"며 "자랑은 아니지만, 송치받은 사건을 수사하다 뇌물 사건, 정치인 사건을 관련인지해 보지도 못했다"고 밝혔다.
공 검사는 "시간적 제한이 있는 구속 사건이나 사건 관계인 진술을 직접 들어봐야 하는 경우에는 직접 수사 외에는 방법이 없다"며 "아주 간단한 사건도 보완수사 요구와 검찰 송치가 여러 차례 반복되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공 검사는 경찰이 송치한 성폭력 사건의 피의자와 피해자를 직접 불러 거짓말탐지기 분석을 하거나 경찰이 놓친 CCTV를 분석해 사건을 기소하고, 불구속 상태로 송치된 스토킹 피의자가 피해자를 지속적으로 협박한다는 사실을 알고 직구속영장을 청구해 구속한 사례 등을 들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보완수사 사례에서 정치적인 수사는 한 번도 없었다"고 짚었다.
아울러 "검찰권의 과도한 행사로 인권 침해가 발생하고 있어 수사권을 축소할 필요가 있다는 점까진 인정한다"며 "다만 검사에게 수사를 아예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진실 발견과 피해자 보호를 포기하라는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공 검사는 지난 윤석열 정권 때 중앙지검 2차장이었으며, 이재명 정부 첫 중간간부 인사에서 한직으로 통하는 고검 검사로 옮겼다. 전국 최대 검찰청인 중앙지검의 2차장은 금융·건설·사행행위 등 분야 형사 사건과 여성아동범죄, 조세범죄 사건 수사를 지휘하는 자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