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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나무다리 원수'…사칭한 판사 앞에 선 피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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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에 이어 검찰총장까지…사칭 행각의 끝은 법정
증거 제출 판결문에 판사 이름 가득…사칭 피고인의 기막힌 인연

"저를 팔아먹었다니까요. 세상에, 피고인이 그럼 되겠습니까."

과거 판사와의 친분을 사칭해 징역형을 선고받았던 피고인이 다시 그 판사 앞에 섰다. 사칭의 대상이던 판사와 마주한 순간, 법정은 긴장감 어린 묘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29일 오후 광주지방법원 402호 법정.

사기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모씨에 대한 광주지법 형사3단독(재판장 장찬수) 병합심리에서 공기의 흐름이 달라진 건 판사의 한마디 때문이었다.

평소 호통을 서슴지 않아 광주지법의 '호랑이 판사'로 불리는 장찬수 판사는 이날만큼은 감정을 누른 채 다소 황당한 듯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번에 진행할 사건은 검찰총장을 팔아먹은 사건 아닙니까. 다음에는 대통령을 팔아먹을 겁니까"라고 질타했다.

장 판사는 특유의 강단 있는 언변으로 법정을 이끌었다.

김씨는 지난 2024년 4월 18일 친구의 사건을 빌미로 A씨에게 검찰총장과 특수부 검사를 만났다며 수사 경비 5천만 원을 요구하고 이 가운데 2천만 원을 받아낸 혐의로 기소됐다.

이에 앞서 김씨는 장 판사와의 친분을 내세워 사기 행각을 벌이다 지난 2월 징역 3년을 선고받아 현재 복역 중이다. 장 판사는 김씨와 일면식조차 없는 사이였다. 항소까지 했지만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이날 재판은 그런 김씨가 복역 중 드러난 또 다른 범행으로 인해 과거 사칭의 대상이었던 장 판사와 법정에서 다시 마주하는 묘한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이날 검찰은 김씨의 과거 사건 판결문을 증거로 제출했고, 장 판사는 "판결문을 보니까 제 이름 엄청 나오네요"라며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검찰은 김씨에게 징역 3년과 함께 추징금 2천만 원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김씨는 최후 진술에서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고 남은 인생을 바르게 준비하겠다"며 "피해자에게 최대한 보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하며 선처를 호소했다.

한때 '팔아먹은' 판사 앞에서 이제는 판결을 기다리게 된 김씨. 법정에서 어떤 결말을 맞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재판부는 오는 9월 17일 오전 9시 50분 선고 공판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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