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 충북지사에게 돈봉투를 건넨 혐의를 받는 윤현우 충북체육회장이 27일 경찰 조사를 마친 뒤 입장을 밝히고 있다. 임성민 기자김영환 충청북도지사에게 돈봉투를 건네준 혐의로 받고 있는 윤현우 충북체육회장이 27일 첫 경찰 출석 조사를 마친 뒤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경찰은 윤 체육회장의 휴대전화에 대해 본격 디지털 포렌식에 나서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충북경찰청은 이날 오전 윤 체육회장의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윤 체육회장은 변호인과 함께 2시간여 동안 디지컬 포렌식 절차를 참관했다.
윤 체육회장은 경찰 조사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김 지사에게 돈을 건넨 사실이 없다"며 혐의를 거듭 부인했다.
윤 체육회장은 김 지사를 만나기 전(6월 26일 오전) 회사 경리직원을 통해 돈을 인출한 경위에 대해 "골프를 치러 가거나 체육회 선수들 격려금 등으로 쓰기 위해 600만 원을 인출한 것"이라며 "인출한 돈은 김 지사를 만날 때 차에 뒀다"고 주장했다.
해당 돈을 어떻게 썼는지에 대해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윤 체육회장은 김 지사 면담 전날(25일) 윤두영 충북배구협회장과 통화에서 "반반씩 다섯 장을 만들어 드리자"고 대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윤 체육회장은 "후배들이 여비를 마련해주면 어떻겠느냐고 대화한 사실은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하지만 (김 지사에게) 준 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 지사에게 돈을 주자는 대화를 한 것은 맞지만, 실제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다는 해명이다.
앞서 윤 체육회장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윤 배구협회장에게 돈을 요구한 이유에 대해 "카드값을 막기 위해 빌렸다"고 밝히기도 했다.
윤 체육회장은 이날 취재진에도 "25일에는 아내 카드값을 막기 위해 500만 원을 인출했고, 26일에 600만 원을 추가로 찾은 것"이라며 "윤두영 회장이 250만 원을 보낸 것을 나중에 알았고, 지금도 계좌에 남아있다"고 항변했다.
경찰은 조만간 윤두영 배구협회장과 김 지사의 휴대전화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도 진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경찰은 김 지사에게 돈이 전달된 정황을 뒷받침할 통화 내용 등이 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방침이다.
또 윤현우·윤두영 회장이 운영하는 업체에서 각각 압수한 회계 장부 등을 분석해 청탁 여부 등도 살펴볼 계획이다.
김 지사는 지난 6월 26일 오전 일본 출장을 떠나기에 앞서 집무실에서 윤 체육회장으로부터 현금 500만 원이 든 봉투를 받은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윤 체육회장과 윤두영 배구협회장 등 2명이 250만 원씩 모아 김 지사에게 건넨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