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두 정상의 첫 정상회담은 신뢰와 친밀감을 쌓으며 성공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오는데요.
북한 문제부터 경제·안보, 한일 관계까지 다양한 의제가 논의됐습니다.
정치부 허지원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허 기자!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먼저 회담 전반적인 성과와 분위기부터 전해주시죠.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자]
네 현지시간 25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첫 한미 정상회담 주된 성과는 한미 동맹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고 한반도 평화 문제를 주제로 이끌어간 점이 꼽힙니다.
예정보다 길게 2시간 20분 동안 진행된 회담에 대해 대통령실은 "분위기가 화기애애했고, 성공적인 회담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양국 정상이 협상이 전반적으로 잘 마무리됐다는 데 공감했고, 이견 없이 끝난 것 자체가 성과라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친필 메시지를 건네며 "당신은 위대한 지도자이고, 한국은 당신과 함께 더 놀라운 미래를 갖게 될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습니다.
[앵커]
회담 직전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 발언이 논란이 됐는데, 어떻게 정리됐습니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기자]
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한국에서 숙청 또는 혁명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썼고, 앞선 일정에서도 "교회를 공격했다", "미군 군사기지에 들어가 정보를 수집했다"는 발언을 해 긴장감이 돌았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회담 자리에서 "미군을 직접 수사한 것이 아니라 부대 안 한국군의 통제 시스템을 확인한 것"이라며 사실 관계를 설명했습니다. 또 "내란 상황은 국회가 임명한 특검에 의해 조사 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해였던 것 같다"며 진화에 나섰고, 자신을 기소했던 잭 스미스 특검이 한국에 갔느냐면서 상황을 가볍게 무마하려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후 장시간 회담이 이어지면서 '해프닝'으로 마무리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양국 비서실장이 긴급 소통하며 사실 관계를 바로잡았고, 앞으로 긴밀한 협의를 위한 채널을 구축하기로 했습니다.
[앵커]
회담 모두발언에서부터 대북 관련 메시지가 주로 논의됐는데, 구체적으로 전해주시죠.
[기자]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반도 평화에도 역할을 해달라"며 김정은 위원장과의 만남을 권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매우 슬기로운 제안"이라며 긍정적으로 화답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여전히 좋은 관계"라며 "서로 존중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대통령도 "제 관여로 남북관계가 개선되기는 쉽지 않은 상태인데, 실제로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 트럼프 대통령"이라며 "대통령께서 피스메이커를 하시면 저는 페이스메이커가 되겠다"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인서트: 이재명 대통령]
"북한에 트럼프월드도 하나 지어서 저도 거기서 골프도 칠 수 있게 해주시고 세계사적인 평화의 메이커 역할을 꼭 해주시길 기대한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한국에서 개최되는 APEC 정상회의에 참여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갈 수 있을 것"이라면서 "김 위원장과 다시 만날 기회가 있다면 상당히 좋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앵커]
안보와 경제 분야에서는 어떤 논의가 있었습니까?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왼쪽부터),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김용범 정책실장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한국프레스센터가 마련된 호텔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기자]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회담이 끝나고 "경제·동맹 현대화·신분야 개척 모두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경제 통상 분야에서는 투자·제조업 협력 논의가 있었다면서 "앞으로 후속 협의가 더 진전될 것이기 때문에 안정적 논의가 한 단계 더 진전되는 의미가 있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안보에서는 동맹의 발전 방향과 국방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협의가 이뤄졌다면서 국방비 증액과 첨단 무기 구매 필요성에 양국 정상이 공감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SMA, 즉 방위비 분담금 협상은 전혀 거론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또 조선·원자력 협력 확대도 논의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조선업이 쇠퇴했기 때문에 한국과 협력해 부흥시키고 싶다"고 했고, 이 대통령은 "한미가 함께 제조업 르네상스를 만들어가길 기대한다"고 답했습니다.
[앵커]
우려됐던 농산물 개방이나 주한미군 문제는 어땠습니까?
[기자]
당초 회담 의제로 거론됐던 미국의 농산물 추가 개방 요구나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화 문제는 전혀 나오지 않았습니다.
강유정 대변인은 "협상 얘기는 구체적으로 오가지 않았다"면서 "오늘 회담은 양 정상이 서로에 대한 호감과 신뢰를 쌓는 시간이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한일 관계와 관련해서도 발언이 있었다고요.
[기자]
네, 이 대통령은 "한미일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며 미국이 우려하지 않도록 이미 일본과 사전 협의를 진행했다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위안부 문제를 언급하며 한국이 과거사에 집착한다고 말했지만, 이 대통령은 직접 대응하기보다 일본과의 신뢰 회복을 부각했습니다.
"이시바 총리와 만나 장애 요소가 많이 제거됐고, 한일관계 앞날이 밝다고 본다"고 언급하며 투 트랙 기조를 재확인했습니다.
[앵커]
회담 뒷이야기도 소개해주시죠.
[기자]
양 정상은 선물을 주고받으며 친밀감을 드러냈는데요.
이 대통령은 맞춤형 골프채와 거북선 모형, 카우보이 스타일의 '마가 모자'를 선물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친필 메시지와 기념품을 건넸습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이 대통령의 서명용 펜에 관심을 보이자 즉석에서 선물했고,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습니다.
골프와 한국의 여성 선수들에 대한 대화도 오갔고, 트럼프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일일이 사인을 해주며 우호적 분위기를 연출했습니다.
[앵커]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정치부 허지원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