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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곽 드러낸 '미래형 전략화'…美 '동맹 현대화'에 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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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전략적 유연성은 동의 어려운 문제"라며 새 개념 제시

美 '동맹 현대화' 수용하면서도 미중충돌 연루 가능성 줄인 능동적 대안
위성락 "우리가 보는 관점에서 더 많은 역할"…한미, 큰 방향에선 의견 일치
논의 시작일 뿐 결과는 가변적…제대로 내용 채우지 못하면 언제든 청구서 직면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하며 함께 웃고 있다. 연합뉴스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하며 함께 웃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첫 정상회담이 성공리에 끝나면서 우리 측이 제시한 한미동맹 '미래형 전략화'의 개념도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미래형 전략화는 이 대통령이 지난 24일(현지시간) 일본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전용기 내 기자회견에서 처음 꺼내든 표현이다.
 
이 대통령은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과 관련해 "우리로서는 쉽게 동의하기 어려운 문제"라며 "대신 주한미군의 미래형 전략화 등의 논의는 우리로서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양측이 주장하는) 단어의 의미가 조금씩 다른데, 이런 부분을 조정하는 것도 협상인데 생각하는 것처럼 (분위기가) 험악하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은 미국이 요구하는 '동맹 현대화'의 핵심이다. 동맹 현대화는 주한미군 역할 확대, 한국의 국방비 부담 증액, 한국군 주도 대북방어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문제는 이 가운데 주한미군 역할 확대, 즉 전략적 유연성 확대가 상시적 중국 견제와 대만 유사시 개입으로 이어져 우리나라가 미중 충돌의 최전선에 연루될 가능성이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연합뉴스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연합뉴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시간, 공간, 필요에 따라 전력을 배치할 수 있는 능력이 바로 전략적 유연성"이라며 "이러한 능력을 항시 보유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에 우리 정부는 동맹 현대화가 한미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고 대응책을 고심해왔다.
 
따라서 '미래형 전략화'는 동맹 현대화에 대한 역제안이자, 이름에서 보듯 '현대화'를 넘어서는 대안적 성격도 띠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미래형 전략화는 이 대통령의 25일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설에서 큰 줄기를 유추할 수 있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 안보에서 한국의 주도적 역할과 국방비 증액 등을 통해 동맹을 더 호혜적이고 미래지향적으로 현대화하자는 것에 한미가 뜻을 같이 했다고 밝혔다.
 
현 정부는 동맹 현대화와 관련, 국방비 증액 등은 그나마 감내할 수 있지만 전략적 유연성 확대는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25일 국회 현안질의 때 2006년 한미 외교장관 합의를 거론하며 "이것은 더 이상 재론이 없는 상황"이라고 잘라 말한 게 대표적이다.
 
특히 다행스러운 것은 동맹 현대화 논의가 중국을 적대시하는 것처럼 특정하지 않은 채 첫 단추를 꿰었다는 점이다. 우리 정부가 가장 우려했던 부분으로, 전략적 유연성의 민감성을 다소 완화한 셈이다.
 
더구나 트럼프 대통령은 조만간 중국 방문 가능성을 깜짝 공개하고 중국 유학생 허용 계획을 밝히는 등 이번 회담을 계기로 북한 뿐 아니라 중국과의 긴장을 낮추는 효과도 발생했다.
 
이는 정부가 미국의 동맹 현대화 요구를 완전히 피해갈 수는 없다고 보고, 차라리 능동적‧선제적 대응에 나선 게 주효했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왼쪽부터),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한국프레스센터가 마련된 호텔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왼쪽부터),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한국프레스센터가 마련된 호텔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언론브리핑에서 "우리가 보는 관점에서 우리가 필요한 동맹 현대화를 말하는 것이고, 변화하는 주변 정세에 맞춰 현대화하고 그 과정에서 우리가 더 많은 역할을 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한미가 큰 방향에선 의견이 일치했다고 밝혔다.
 
다만 동맹 현대화는 이제 본격적 논의를 시작했을 뿐 결과는 가변적이다. 우리의 대안 의제인 미래형 전략화의 내용을 제대로 채우지 못한다면 언제든 뒤틀어질 위험이 상존한다.
 
한미 정상이 첫 만남에서 좋은 친분관계를 형성한 것은 고무적이지만, 미국 주류의 시각에선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은 여전히 놓치기 싫은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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