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지역에 극한 가뭄이 이어지면서 물절약 실천 동참을 호소하는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 있다. 전영래 기자극한 가뭄이 이어지면서 사상 처음으로 제한급수를 시행하고 있는 강원 강릉지역에 모처럼 비 소식이 있었지만, 강수량이 불과 1mm 안팎에 그치면서 단비를 기다렸던 지역사회가 허탈해하고 있다.
26일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동해안 지역의 누적 강수량은 고성 거진 27.5㎜, 속초 19.0㎜, 양양 하조대 17.5㎜, 양양 7.0㎜ 등을 기록했다. 반면 영서지역의 경우 사내 144.0㎜, 철원 113.0㎜, 화천 광덕고개 108.5㎜ 등 많은 비가 내렸다.
하지만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지역에는 1mm 안팎의 비가 내리면서 가뭄 해갈에 전혀 도움을 주지 못했다. 특히 강릉시 주요 상수원인 오봉저수지 인근인 왕산 도마와 오봉의 강수량은 1㎜와 1.5㎜에 그치면서 저수율 상승에는 영향을 주지 못했다.
극한 가뭄으로 바닥까지 드러난 강릉 오봉저수지. 전영래 기자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은 이날도 16.8%까지 떨어지며 연일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시는 지난 20일부터 수도 계량기 50%를 잠금 하는 제한급수를 시행 중이다. 앞으로 저수율이 15% 미만으로 떨어지면 계량기 75%를 잠그는 강력한 제한급수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오는 27일에도 5㎜ 안팎의 비 소식이 있지만, 가뭄 해갈에 별다른 도움을 주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시민들은 "제한급수 중 비 소식을 듣고 좋아했는데 야속하게도 잠깐 오고 그쳤다. 이러다가 단수가 되는 것은 아닌 지 겁이 난다"며 "내일 비가 또 온다고 하니 지켜보자"고 기대감을 전했다.
강릉시 제공기다리던 단비는 야속하게도 기대를 져버렸지만, 시민들은 가뭄 극복을 위해 한뜻을 모으고 있다.
왕산면 도마 1·2리 이장과 친환경 농업 종사 농민들은 지난 25일 한자리에 모여 농경지에 유입되는 농업용수를 최대한 줄이기로 결의했다. 강릉시 전역에 절수 조치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고통을 함께 나누고 상생하고자 주민들이 뜻을 모았다.
이에 도마천 농수로 유입 수문은 5개소로, 도마리 일원 약 33만㎡ 농경지에 매일 공급되던 농업용수의 수문 개방 주기를 조정해 2일은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3일 동안은 농수로 수문을 닫아 하천수가 오봉저수지로 유입되도록 조치했다.
도마리 이장과 주민들은 "정해진 날짜에 맞춰 수문 개폐를 조정하기로 했다"며 "오봉저수지로 흘러가는 원수(原水)의 유입량을 증가시키고 유입시간 또한 단축시킴으로써 가뭄 극복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극한 가뭄이 이어지면서 소방용수 공급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연곡 정수장으로부터 소방용수 88톤을 사전 확보해 이동식 저수조 5개소를 배치한 모습. 전영래 기자이와 함께 강릉소방서도 생활용수 절감에 동참하고 화재 등 비상시를 대비 소방용수 공급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연곡 정수장으로부터 소방용수 88톤을 사전 확보해 이동식 저수조 5개소를 배치했다.
이 밖에 사천면 사천진리에서는 이장 사비로 주민들의 물 절약 동참을 호소하는 현수막을 직접 제작해 게첨했다. 또한 지역 맘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서로 물 절약 노하우를 공유하는 등 시민과 기관 등 모두가 하나돼 가뭄 극복에 동참하고 있다.
강릉시 관계자는 "위기 상황에 함께 힘을 모아 대처해주시는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며 "모두의 의지와 노력을 하나로 모아 반드시 이번 가뭄 위기를 현명하게 극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