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며 미소짓고 있다. 연합뉴스증권가는 이재명 대통령의 첫 한미 정상회담을 '성공적'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관세 협상에서 핵심 역할을 한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 부흥)'가 정상회담을 계기로 다시 주목받으며 조선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가는 25일(현지시간) 열린 한미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성공적'이란 평가를 내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앞서 체결한 관세에 대해 새로운 요구를 하지 않았고, 우려했던 돌발 상황도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iM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우리 측이 미국에 무엇을 얻어내는 것보다 방어에 초점을 맞춘 회담이었음을 고려하면 방어에 일정 부분 성공한 회담으로 평가할 수 있다"면서 "무난히 정상회담이 종결됐다는 점에서 한미 간 통상 및 안보 이슈 등이 당장 한국 경제와 금융시장에 또 다른 악재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NH투자증권 조연주 연구원도 "이번 정상회담은 우려했던 것과 달리 긍정적으로 마무리됐다"면서 "훈훈한 분위기로 양국의 협력과 동맹을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미국과 외교적 갈등에 대한 불확실성은 해소됐다"고 평가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한화필리조선소. 연합뉴스한미 정상은 조선을 중심으로 한미 경제 협력을 강화하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단기간에 미국 조선업 재건의 성과를 내기 어렵다고 인정하며 한국의 협력을 기대했다. 이에 따라 미국이 무리한 투자를 추진한 가능성이 크게 줄어든 점도 긍정적이다.
신영증권 엄경아 연구원은 "모두 발언에서 조선을 적극적으로 언급한 것은 미국 측이었다"면서 "미국 조선업 재건을 위한 한국의 역할이 구체화하는 시점이 뒤로 미뤄졌으며, 단기간 내 미국이 조선업 재건을 직접적으로 하기 어렵다는 점을 알게 돼 한국의 역할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마스가 협력은 가동을 시작했다.
HD현대는 미국계 사모펀드 '서버러스 프런티어'와 한미 조선산업 공동 투자 프로그램 조성을 위한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서버러스 프런티어는 HD현대가 필리핀에서 장기 임대한 수빅조선소를 소유하고 있다. 또 이 프로젝트는 한국산업은행이 측면 지원에 나선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인수한 미국 필라델피아 조선소에 7천만달러를 추가 투자한다. 이 조선소는 미 해군 함정 MRO(유지·보수·정비)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 대통령은 JD 밴스 부통령과 함께 이 조선소를 방문하고 3박 6일간의 순방 일정을 마친다.
한미 정상은 한반도 평화에 대한 기대도 키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대화 의지를 재확인했고,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피스메이커'를 하시면 저는 '페이스메이커'로 열심히 지원하겠다"고 말해 분위기를 이끌었다.
한국투자증권 김대준 연구원은 "북한의 반응을 확인해야 하는 사안이지만 미국 중심의 대북 접근이 가능해질 것이란 기대가 다시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한편 주식시장은 관세에 이어 한미 정상회담의 불확실성이 일단락됐지만,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여부를 주목하며 경계감을 키운 모습이다.
삼성증권 서정훈 연구원은 "연준 파월 의장이 데이터에 따라 신중한 행보를 보이겠다고 지난주 피력한 만큼, 예상보다 견조한 경제 지표가 확인될 경우 금리 인하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재차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주식시장의 방향은 연준이 물가 판단의 주요 기준으로 보는 7월 PCE(개인소비지출·29일 발표) 물가지수와 다음주 8월 고용지표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