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영주 기자이재명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의 만찬 회동 30분 전에 대통령실로부터 로드맵을 보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우상호 정무수석 비서관은 21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검찰의 공소청·수사청 분리 방안에 대해 "저도 이 문제를 고민하다가 어제 만찬을 계기로 정리해 보기로 했다"며 "이 방안을 만찬 시작 30분 전에 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과 정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전날 만찬에서 오는 9월 검찰을 분리하는 정부조직법을 우선 통과시키고, 후속 작업은 이어가기로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 김병기 원내대표 등 지도부와 만찬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정 대표가 추석 전 검찰개혁 완수를 공약함에 따라 신중한 준비를 주문한 이 대통령과 엇박자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는데, 이를 정리한 것이다.
우 수석은 "그동안 검찰개혁의 속도 문제를 두고 이견이 발생했다는 분석이 언론에서 나왔다"며 "개혁의 속도와 관련한 문제인 만큼 '로드맵'을 세우는 방식으로 정리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자신의 보고 내용에 대해 "이 대통령은 '괜찮다'고 말했다"며 "정 대표도 이 대통령에게 '감사하다'고 할 정도로 두 분 다 이 방안에 흡족해했다"고 전했다.
조직개편 이후에 발생할 수 있는 실무적 문제에 대해서는 "대통령께서 '분리 취지는 좋으나 실제 운영시 어떤 부작용,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것은 어떻게 할 수 있느냐'고 말하셨다"고 전했다.
"기관이 나눠지는 것이 분명하다면 실무적 문제에 대해 추후에 꼼꼼히 따지는 것은 검찰개혁을 바라는 분들도 이해해 줄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우상호 정무수석이 2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최근 이 대통령의 지지도 하락의 원인으로 꼽히는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의 특별사면에 대해서는 "이 대통령의 임기 중 사면은 피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정무적 판단이 이뤄졌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우 수석은 "보고하면서 민생사면의 빛도 바래고 지지율 또한 4~5%p 떨어질 수 있는데 감수하실 수 있느냐고 물었는데 대통령께서 '피해가 있더라고 해야 할 일은 하자'고 했다"며 "사면 시기를 고민한 끝에 임기 초에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생각해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정치인 사면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본 분이 이 대통령"이라며 "고뇌 어린 결정이었다"고 분석했다.
지지율 하락세에 대해서는 "인사 문제의 아픈 측면, 사면에서 온 실망, 민주당 소속 의원의 구설 수 등이 생겨 지지율 하락이 왔다. 4~5%p 정도 하락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막상 하락하니 가슴이 아팠다"고 토로했다.
이어 "피할 수 없는 일들의 연속이었다. '국민들께 신발 끈을 다시 매고 출발하자. 임명식이 끝났으니 이제 출발이다'라며 수석들끼리 결의를 다졌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지율 상승을 위해 "이 대통령이 순방을 마친 9월부터는 민생안정 경제 살리기 프로그램에 집중하기로 했다"며 "타운홀 미팅도 재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22일 전당대회 후 출범할 국민의힘 신임 지도부에 대해서는 "야당 대표와의 정치 이벤트도 순방 이후에 계획이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