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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버텨내야 한다면…다와다 요코 '언어'·이서수 '춤'·문혜정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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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다와다 요코 '영혼 없는 작가'
이서수 '그래도 춤을 추세요'
문혜정 '타로카드 읽는 카페'

다와다 요코다와다 요코독일어와 일본어를 오가며 독창적인 문학 세계를 펼쳐온 다와다 요코의 대표작 '영혼 없는 작가'가 개역 증보판으로 출간됐다. 2011년 국내에 처음 소개된 뒤 오랫동안 절판 상태였던 책으로, 독자들의 요청에 힘입어 새롭게 돌아왔다.

이번 판본에는 기존 열네 편에 더해 '사랑의 광물학', '귀신들의 소리', '번역가의 문' 등 국내 초역 아홉 편을 포함해 모두 스물세 편의 글이 실렸다. '유럽이 시작하는 곳'(1991), '부적'(1996), '해외의 혀들 그리고 번역'(2002) 등 다와다의 독일어 작품집에서 뽑아낸 글들로, 작가 특유의 언어 감각과 문화적 사유가 응축돼 있다.

엘리 제공 엘리 제공 
그의 글은 에세이와 픽션을 넘나들며 일상의 사물과 언어를 낯설게 바라보게 한다. '귀신들의 소리'처럼 국가주의적 언어 사용을 비판하는 글부터, 사전·터널·연필 같은 사소한 사물에 상상의 의미망을 부여하는 단상까지, 경계의 흔들림 속에서 언어와 정체성, 세계의 관계를 집요하게 탐문한다.

40년 가까이 활동하며 아쿠타가와상, 다니자키 준이치로상, 전미도서상 등을 수상한 다와다 요코의 사유와 상상력을 들여다볼 수 있는 책이다.

다와다 요코 지음 | 최윤영 옮김 | 엘리 | 288쪽


이서수 작가이서수 작가젊은작가상과 이효석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이서수의 세 번째 소설집 '그래도 춤을 추세요'는 일과 관계, 가족과 생존의 문제 앞에서 흔들리는 인물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삶의 춤'을 이어가는 모습을 여덟 편의 단편에 담아냈다.

이번 소설집의 주인공들은 늘 막막한 현실 앞에 서 있다. 업무 과중과 불합리한 상사, 끊이지 않는 가족 문제, 무력한 인간관계 속에서 그들이 찾는 해법은 완벽하지 않다. 그러나 부당한 지시를 피하듯 도서관에 몸을 숨기거나(이어달리기), 생활비를 내밀며 작은 생색을 내고(AKA 신숙자), 막춤을 추듯 억눌린 감정을 풀어내며 하루를 버텨낸다. 그 서툰 몸짓이 곧 살아내는 방식이다.

표제작의 제목처럼 이서수는 '그래도 춤을 추라'고 말한다. 춤은 이 소설집에서 삶의 은유다. 삶은 삐걱거리지만 멈추지 않고 이어져야 한다는 메시지가 유머러스하면서도 따뜻하게 녹아 있다.

문학동네 제공 문학동네 제공 
'춤은 영원하다' 속 세대 대물림의 막춤, '광합성 런치' 속 일과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는 팀장, '운동장 바라보기' 속 젊은 여성들의 우정은 모두 불완전하지만 진심 어린 리듬으로 나아간다.

이서수는 '미조의 시대', '젊은 근희의 행진' 등으로 '일하는 청년 세대'의 삶을 정밀하게 포착해온 작가다. 이번 소설집 역시 불안정한 시대를 살아가는 인물들의 고단한 일상을 통해,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하루를 건너는 의지와 위트를 그려낸다.

이서수 지음 | 문학동네 | 324쪽

문혜정 작가문혜정 작가
삶의 갈림길에 선 인물들의 사연을 타로카드와 함께 엮어낸 장편소설 '타로카드 읽는 카페'는 타로라는 장치를 통해 흔들리는 내면을 들여다보고, 상처와 불안을 끌어안으며 회복으로 나아가는 여정을 그린다.

이 작품은 역대 최다 응모작을 기록한 제12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서 첫 소설 부문 대상작으로 선정되며 주목을 받았다.

주인공 '신세련'은 소설가의 꿈을 접고 타인의 고민을 들어주는 타로 리더로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웹툰 작가 '유진주'와의 협업을 계기로 스스로의 결핍과 욕망을 마주하게 되면서 서서히 변화한다. 타로카드 상담을 매개로 낯선 손님들의 이야기를 듣고, 다시 그 속에서 자신을 되돌아보는 과정이 따뜻하게 그려진다.

창비 제공창비 제공
소설은 각 장마다 등장하는 타로카드를 상징적 장치로 삼는다. 시험을 앞둔 수험생, 은퇴 후 새로운 일에 도전한 노인, 연인 관계에 흔들리는 청춘들까지. 뽑힌 카드는 이들의 심리를 비추며 현실의 갈림길을 은유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예언'이 아니라, 현재의 마음을 정직하게 마주하는 일이라는 메시지가 전해진다.

작가는 "세상의 모든 문제는 무엇이 부족한지 알게 되는 순간 풀리기 시작한다"며 "결핍을 인지하고 자기 방식대로 받아들일 때 비로소 온전히 자신으로 살아갈 수 있다"고 말한다.

문혜정 지음 | 창비 | 38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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