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문수 당대표 후보(왼쪽)와 안철수 후보. 윤창원 기자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확정된 가운데, 김문수·안철수 후보가 극명하게 다른 전략으로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
김문수 후보는 TK(대구·경북) 지역을 돌며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방문 등 강성 당심에 호소했지만,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재차 강조하며 보수 정당의 '법치 정체성'을 앞세웠다.
김문수 후보는 1일 경북 구미시에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아 "대한민국을 경제 기적, 부국강병의 기적을 이룩하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새마을 정신 '하면 된다. 할 수 있다. 해보자' 이런 확실한 생각을 다지기 위해서 왔다"고 밝혔다.
이어 "대구·경북은 대한민국을 지키는 마지막 낙동강의 보루, 경제의 기적과 민주화의 중심을 이룬 지역"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당대표가 되면 (국민의힘이) 대통령 선거 때 받았던 41% 이상의 지지율을 회복할 것"이라며 당심 결집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국민의힘 김문수 당대표 후보가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전·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김 후보는 '당대표가 되면 윤 전 대통령을 면회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현재는 그런 생각이 없는데 앞으로 상황을 봐서 판단하도록 하겠다"고 유보적 입장을 밝혔다. 극우 인사 전한길씨가 참여하는 '자유 우파 유튜브 연합 토론회' 참석 여부에 대해선 "출연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전날 같은 방송에 출연한 장동혁 후보는 "당대표가 된다면 대표로서 적절한 시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면회를 가겠다"고 밝혀 강성 당심을 자극했다.
반면 안철수 후보는 이날 서울 마포구 서부지방법원을 방문해 "극단 세력과의 절연은 우리 당 혁신의 제1원칙"이라며 윤 전 대통령과의 선 긋기를 분명히 했다.
그는 지난 1월 윤 전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에 반발한 지지자들이 법원에 난입한 불법사태를 언급하며 "정당한 공권력 집행을 폭력으로 저지하고, 사회 질서를 파괴하는 극단적 폭동은 절대 용납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어떠한 이유로도 폭력을 옹호하거나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당대표 후보가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청년 기업인 커피챗에서 발언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안 후보는 "윤 전 대통령이 자행했던 계엄, 이런 것에서부터 절연해야 한다"며 "그래야만 우리가 미래를 보고, 우리나라 발전을 위해 보다 더 집중해서 일 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처럼 김 후보는 보수의 심장이라 불리는 대구·경북 지역을 찾아 보수 본류의 정체성을 전면에 내세우며 전통적 당심을 겨냥하는 반면, 안 후보는 윤 정부 시기의 극단적 흐름과의 절연을 통해 중도 확장성을 모색하는 전략을 택해 극명하게 대비된다.
이에 따라 향후 전당대회 판세는 '보수 결집'과 '극단과의 절연'이라는 두 축 사이에서 당원들의 선택이 어디로 향하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당심이 중요한 전당대회 특성상, '반탄(탄핵 반대)' 세력으로 분류되는 김문수·장동혁 후보 사이 강성 당원을 겨냥한 선명성 경쟁은 더 거세질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