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유니폼 입고 드리블하는 기성용.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공교롭다."
프로축구 K리그1 포항 스틸러스가 국가대표 출신의 스타 미드필더 기성용(36)의 입단 직후 3연패 위기에 몰렸다.
기성용은 FC서울에서 '전력 외'로 밀려난 후 포항행을 선택했다. 팀 이적이 기정사실화된 시점은 지난달 25일경이다. 이날 서울 구단은 '결별'을 발표했다. 이어 29일 기성용이 서울월드컵경기장 VIP룸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치러진 양 팀의 맞대결에서 서울이 4-1 쾌승했다.
보름 여의 휴식기가 지난 뒤 기성용은 지난 19일 스틸야드에서 전북을 상대로 포항 데뷔전을 치렀다. 포항은 2-0으로 앞서가다 믿기 힘든 2-3 역전패를 당했다. 기성용이 두 경기 연속 선발로 나선 22일 23라운드 홈 경기에서도 포항은 패했다. 이번엔 강등권인 11위로 추락한 수원FC에 1-5로 크게 패했다.
홈 팬들에게 인사하는 기성용(사진 가운데).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포항은 기성용이 직접 선발로 뛴 경기에서 홈 2연패를 당한 것을 포함해 그의 입단이 사실상 확정된 뒤 3연패를 떠안았다. 이 3경기에서 4골을 넣고 무려 12골을 실점했다. 기성용의 입단이 사실상 결정된 시점 4위였던 포항은 현재 5위로 추락했다. 이 같은 성적에 기성용은 물론, 그를 믿고 포항으로 데려온 박태하 감독까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기성용이 뛴 2경기에서 그의 플레이는 크게 나무랄 점이 없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중원에서 공수의 연결고리 역할을 잘 소화해냈고, 롱패스를 공격수들에게 배달해주는 그만의 특급 패스 장면이 간간이 연출됐다. 특히 수원FC와 경기에서 기성용이 공격 방향으로 시도한 17번의 패스 중 16개가 정확히 연결됐다. 아직은 기성용의 영입이 '실패'라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포항은 오는 27일 오후 7시 대구 iM뱅크파크에서 대구FC를 상대로 24라운드를 치른다. '하드워커' 오베르단이 징계를 마치고 복귀할 것으로 관측된다. 오베르단과 기성용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