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 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해임 가능성과 관련해 "모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지만, (연준 건물 보수 관련) 사기가 드러나지 않는 한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빈 하마드 알 칼리파 바레인 총리(왕세자)와 회담한 자리에서 '파월 의장을 해임할 계획이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이같이 답하며, "우리는 어떤 것도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파월 의장을 겨냥한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연준이 파월 의장 재임 중 진행한 본부 건물 보수 비용에 대해 "25억~27억 달러를 들였고, 여기에 사기가 개입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적절한 승인도 받지 않은 채 옥상 정원, 인공 폭포, VIP용 엘리베이터, 대리석 장식까지 설치했다"며 "그가 사기로 물러나야 할 상황이 아니라면 해임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 CBS, 블룸버그, CNBC 등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공화당 하원의원들과의 비공개 회동에서 파월 의장 해임에 대한 의견을 타진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그들 중 거의 모두가 파월을 해임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연준 건물 보수 비용에 대한 갑작스러운 문제 제기는 파월 해임의 구실을 만들려는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의 기준금리 동결 기조에도 재차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그가 해야 할 일은 금리를 내리는 것"이라며 "나는 금리를 낮출 사람들에게만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뇌가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연준 의장을 할 수 있다. 솔직히 말해 내가 본 직업 중 가장 쉬운 일일 수도 있다"고 조롱 섞인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
파월 의장의 임기는 2026년 5월까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차기 의장 후보로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을 직접 거론하며 "고려 중인 사람 중 하나"라고 언급했다.
뉴욕증권거래소. 연합뉴스한편 이날 '파월 해임설'이 부상하면서 미국 금융시장은 요동쳤다.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며 미 국채 30년물 금리는 장중 한때 5.07%까지 급등했다.
뉴욕 증시도 파월 의장이 조만간 해임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며 크게 출렁였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해임 계획을 부인하면서 반등 마감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각각 전장보다 231.49포인트(0.53%), 19.94포인트(0.32%) 올랐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장보다 52.69포인트(0.25%) 올라 최고치 기록을 다시 경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