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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0월 2일 오전.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톱탤런트 최진실이 자택에서 목을 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것이다
발랄한 외모와 발군의 연기력으로 20년간 한국 연예계에서 최고의 스타로 자리매김한 톱배우 최진실, 때로는 이웃같이, 때로는 친구같이 한국인들의 마음에 머물렀던 최진실은 너무나 허망하게도 두 아이를 남긴 채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최진실의 죽음은 광복 이래 한국 연예계에 최대 뉴스로 꼽혔다. 그만큼 무수한 얘기들이 그의 죽음을 둘러싸고 흘러 나왔다. 당사자는 한 줌 유골로 남았지만 주변 사람들의 고통은 최진실의 사후에도 계속됐다.
그녀의 죽음 후 어머니 정옥숙 씨와 동생 최진영을 힘들게 한 것은 최진실의 전 남편인 조성민과 유가족 간의 일이다. 조성민은 최진실 사후 자신과 최진실과의 사이에서 낳은 두 아이에 대해 재산관리권 및 법률행위대리권 등을 행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성민은 아버지로서 아이들을 위하는 마음에 이같은 권리를 주장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의 그런 입장은 유가족뿐 아니라 여성단체 등 사회적 반발에도 부닥쳤다. 당시 사건은 TV 토론 프로그램의 주제로까지 떠올랐다.
사태는 결국 조성민이 아이들에 대한 일체의 권리를 주장하지 않겠다는 기자회견을 하고나서야 가라앉았다. 최진실의 사후 2달여만에 일어난 일이다.
이어 최진실이 사채업을 한다는 허위 사실을 유포한 증권사 직원이 검찰에 기소됐다. 그러나 생전 악성 루머에 시달려 고통을 받던 최진실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
최진실의 유가족을 슬프게 한 일은 이어졌다. 전 남편인 조성민과 부부싸움을 한 후 폭행으로 부상당한 최진실의 모습을 공개한 것이 광고모델로서 품위를 손상했고, 이에 따라 광고주에게 손해배상하는 것이 옳다는 판결이 나왔던 것.
최진실을 광고모델로 기용한 건설사는 앞서 생전 최진실을 상대로 이같은 내용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1심에서는 원고 일부 승소, 2심에서는 원고 패소했지만 대법원은 "광고주에게 손해 배상하는 것이 옳다"며 원심의 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의 이같은 판결 역시 여성단체들을 중심을 강한 반발을 샀다. 여성 단체들은 "가정폭력 피해사실을 밝히는 것은 ''''품위''''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이기 때문에 이같은 판결은 옳지 않다"며 최진실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물은 대법원을 강력히 규탄했다.
소송이 시작된지 5년이 지났고 피고였던 최진실도 사망했지만 최진실의 9살, 6살난 두 자녀들을 피고로 현재까지 재판이 이어지고 있다. 당초 지난달 30일 대법원 파기 환송심 첫 재판이 열릴 예정이었지만 최진실 측 변호인인 강지원 변호사의 요청으로 재판은 일단 연기된 상태다.
8월에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최진실의 납골묘가 파손되고 그 안에 있던 유골함이 도난당한 것이다. 사건은 22일만에 용의자가 붙잡히면서 일단락이 됐다. 그러나 유가족들은 최진실 사후 또다시 잊을 수 없는 고통을 경험해야 했다.
최진실은 2008년 10윌 2일에 세상을 떠났다. 하지만 지난 1년 최진실을 둘러싸고 벌어진 일련의 일들은 최진실을 저 세상에서도 편안하게 두지 않고 있다.
2일에는 고인의 사망 1주기 추도식이 새롭게 조성된 묘역에서 열린다. 유가족과 마지막까지 최진실과 함께 했던 소속사 관계자들, 이영자 등 동료 연예인들이 추도식을 찾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