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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폭망에도 1위라니…' 역대급 황당 주루사도 극복한 한화, 어떻게 33년 만의 전반기 1위를 달성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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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9회말 2사 만루, 끝내기 안타를 친 한화 문현빈이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10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9회말 2사 만루, 끝내기 안타를 친 한화 문현빈이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안방에서 짜릿한 끝내기로 최고의 분위기 속에 전반기를 마무리한 한화. 무려 33년 만의 전반기 1위를 확정한 독수리 군단의 고공 비행이다.

한화는 10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KIA와 홈 경기에서 3 대 2로 이겼다. 1 대 2로 뒤져 패색이 짙던 9회말 기어이 승부를 뒤집어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전반기 막판 6연승을 질주한 한화는 올해 유일한 50승(52승 33패 2무)으로 후반기를 맞게 됐다. 이날 키움과 잠실 홈 경기에서 3 대 4로 진 2위 LG(48승 38패 2무)와 승차를 4.5경기로 벌렸다.

사실 한화의 전반기 1위는 다소 예상치 못한 결과다. 물론 한화는 올해 신축 구장 시대를 맞아 의욕적으로 전력을 보강했다. kt에서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선발 투수 엄상백과 4년 최대 78억 원, 내야수 심우준과 4년 최대 50억 원에 계약했다. 그럼에도 최근 5년 동안 3년 연속 꼴찌와 9위, 8위에 머문 전력을 감안하면 1위는 언감생심처럼 보였다.

여기에 FA들이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터였다. 엄상백은 2군을 오가는 부진을 겪으며 올해 15경기 1승 6패 평균자책점(ERA) 6.33에 그쳤다. 심우준도 부상 이탈과 복귀 속에 48경기 타율 2할9리 1홈런 12타점에 머물렀다. 물론 심우준이 타격에 강점이 있는 선수는 아니지만 주전급으로 도약한 2016년 이후 최저 타율이었다.

하지만 외국인 원투 펀치와 그동안 잘 끌어모았던 영건들이 중심을 잡고 팀을 이끌었다. 타선에서도 3년차 문현빈이 팀 유일의 규정 타석 타율 3할(.324)을 치는 등 급격한 성장세를 보였다.

역대 최고 외인 투수로 꼽히는 한화 폰세. 연합뉴스역대 최고 외인 투수로 꼽히는 한화 폰세. 연합뉴스
10일 경기는 올 시즌 전반기 한화의 축소판과도 같았다. 이날 한화는 2년차 좌완 황준서가 올해 최고의 투구를 펼쳤다. 황준서는 6⅓이닝 6탈삼진 3피안타 무사사구 1실점으로 눈부신 역투로 지난해 1순위 신인의 존재감을 뽐냈다.

어이 없는 플레이도 나왔다. 한화는 0 대 1로 뒤진 5회말 1, 2루에서 최인호의 볼넷으로 만루 기회가 이어지는 듯했다. 그러나 대주자로 나온 유로결이 3루로 걸어간 뒤 베이스에서 발을 뗀 채 김재걸 주루 코치와 대화를 나눴다. 이를 놓치지 않고 KIA 포수 김태군이 송구했고, 3루수 패트릭 위즈덤이 유로결을 태그해 이닝이 끝났다. 황당한 본 헤드 플레이로 한화의 추격 흐름은 완전히 꺾일 상황이었다.

한화는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다. 7회 1정을 내줬지만 8회말 루이스 리베라토의 1루 땅볼로 1점을 만회한 뒤 9회말 경기를 뒤집었다. 일단 2사 만루에서 리베라토가 KIA 마무리 정해영으로부터 밀어내기 볼넷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전반기 한화의 히트 상품 문현빈이 경기를 끝냈다. 정해영과 10구 접전 끝에 한복판 속구를 받아쳐 우전 안타를 날렸다. 3 대 2 극적인 승리를 거둔 한화 선수들과 팬들은 열광하며 한여름 밤 무더위를 시원하게 날렸다.

올해 한화에서 유일한 규정 타석 타율 3할을 치고 있는 문현빈. 연합뉴스올해 한화에서 유일한 규정 타석 타율 3할을 치고 있는 문현빈. 연합뉴스
앞서 언급한 대로 올해 한화의 최대 원동력은 외인 선발 투수 듀오다. 역대 최고 외인으로 꼽히는 코디 폰세가 18경기 11승 무패 ERA 1.95 탈삼진 161개로 3개 부문 1위를 질주했다. 라이언 와이스도 18경기 10승 3패 ERA 3.07, 다승 공동 3위의 빼어난 성적을 냈다.

다른 구단의 모 감독은 "좋은 투수들이지만 이렇게까지 잘 하리라고는 예상치 못했다"면서 "둘이 21승을 거뒀는데 본인들이 승리를 거두지 못했지만 팀이 이긴 경기까지 합하면 거의 25승 이상을 해줬다고 봐야 한다"고 부러움을 드러냈다. 여기에 문동주가 7승(3패), 류현진이 5승(4패)으로 뒤를 받쳤다.

문현빈과 같은 3년차 우완 김서현의 성장도 빼놓을 수 없다. 김서현은 당초 마무리로 낙점된 주현상의 부진으로 급하게 팀의 뒷문지기를 맡았음에도 리그 최정상급 활약을 펼쳤다. 시속 160km에 육박하는 강속구로 42경기 1승 1패 22세이브 1홀드 ERA 1.55의 특급 성적을 냈다. 한승혁(11홀드), 박상원(10홀드) 등은 중간을 든든하게 막아줬다.

흔히 야구에서 타선은 계산이 서지 않는다고 한다. 반대로 투수와 수비는 충분히 계산이 되는 상수다. 마운드가 안정이 되니 팀 성적이 날 수밖에 없다. 한화는 팀 ERA 3.42로 10개 구단 중 1위다.

을해 프로야구 미디어 데이에 나선 한화 김서현(왼쪽부터), 김경문 감독, 주장 채은성. 연합뉴스올해 프로야구 미디어 데이에 나선 한화 김서현(왼쪽부터), 김경문 감독, 주장 채은성. 연합뉴스

타선도 힘을 냈다. 한화는 팀 타율이 6위(2할5푼9리)지만 득점권 타율은 4위(2할7푼6리), 대타 타율 3위(2할7푼2리)다. 효율에서는 나름 상위권 기록을 냈다는 방증이다. 최소한 계산이 아예 서지 않은 변수는 아닌 상황이다.

명장 김경문 감독을 비롯해 양승관 수석 코치, 양상문 투수 코치 등 경험이 많은 지도자들의 리더십은 젊은 선수들과 시너지 효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장의 성적을 위한 무리한 출전이 아닌 장기적인 안목에서 선수들의 체력 안배를 섞는 운용이 빛을 발하고 있다.

구단주인 한화 김승연 회장도 전반기 선전한 선수단에 티본 스테이크와 에어팟 프로를 선물하는 등 통큰 지원을 하고 있다. 1999년 이후 26년 만의 우승 분위기가 무르익는 가운데 한화가 과연 숙원을 풀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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