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우
두산-롯데의 준플레이오프(PO) 2차전이 열린 30일 잠실구장. 롯데 더그아웃에는 한 선수 앞에 구름 취재진이 몰렸다. 다름아닌 19살 포수 장성우였다.
장성우는 전날 1차전에서 선발 조정훈과 함께 두산 타선을 7.2이닝 2실점으로 막아내며 7-2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안정된 블로킹으로 조정훈이 마음껏 낙차 큰 포크볼로 삼진 7개를 잡아내며 두산 타자들을 유린할 수 있었다. 이런 점에서 장성우는 1차전의 숨은 히어로였다.
순식간에 자신을 둘러싼 취재진이 다소 부담스러운 듯 장성우는 처음엔 말을 아꼈다. 그러나 구단 프런트 등 주변의 채근이 있자 나이답지 않게 침착하게 입을 열었다. 장성우는 "원래 지난해 (조)정훈이형과는 2군에서 많이 호흡을 맞춰봤다"면서 "리드나 블로킹 등에 자신이 있었다"며 전날 활약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사직 만원 관중이 익숙해선지 큰 경기 부담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다만 장성우는 이날 선발인 장원준에 대해선 "많이 배터리를 이루지 않아서인지 블로킹에 자신이 없다"고 말했다. 비록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리드에 있어서도 낯선 부분이 있었을 터였다. 장성우는 "어제 (장)원준이형과 비디오를 보면서 두산 타자들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고 말하긴 했다.
하지만 조정훈, 장원준 두 투수의 차이점은 장성우에게 분명히 있었다. 장성우는 "정훈이형은 99% 정도 내 리드를 따른다"면서도 "그러나 원준이형은 자기가 종종 사인을 내곤 한다"고 말했다.
▲"배터리 호흡 문제 없었으나 빗맞은 안타로 꼬여"이런 미묘한 차이가 경기에 영향을 미친 것일까. 장원준-장성우 배터리는 4.1이닝만에 7피안타(1홈런)으로 5실점했다. 전날 조정훈이 7.2이닝 2실점이던 점을 감안하면 차이가 적잖다. 더욱이 장원준은 올해 두산전 4경기 3승 1패 평균자책 3.08로 강했다.
올해 장원준은 주전포수 강민호가 부상 중일 때는 베테랑 최기문과 주로 호흡을 맞췄다. 강민호와 12경기, 최기문과 11경기, 장성우와는 5경기였다.
하지만 장성우일 때 평균자책이 2.93으로 가장 좋았고 강민호가 4.38, 최기문이 4.48이었다. 다만 경기 수가 적었을 뿐이었다. 장성우는 올해 롯데 선발 3인방 중 조정훈과 가장 많은 9경기를 치렀다. 송승준과는 2경기였다.
이날도 호흡은 특별히 나쁠 건 없었다. 그러나 빗맞은 안타들이 문제였다. 3회 4득점 대량실점의 빌미였던 선두타자 임재철의 안타부터 좌익수와 유격수 사이에 떨어진 타구였다.
또 첫 실점으로 이어진 고영민의 타구도 유격수 깊숙한 내야안타였다. 힘이 빠진 장원준은 김동주에게 1타점 우전안타를 내준 뒤 최준석에게도 빗맞은 2타점 우선상 2루타를 맞고 고개를 떨궜다. 장성우도 6회말 수비 이후 7회 대타로 교체됐다.
이효봉 엑스포츠 해설위원은 "오늘 장원준-장성우 배터리 호흡에 문제는 없어 보였다"면서 "그러나 자꾸 잘 맞지 않은 타구가 안타로 되면서 장원준이 흔들렸다. 또 상대 금민철이 버텨주면서 롯데가 꼬였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