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전 국무총리, 임성근 전 사단장. 류영주·황진환 기자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이 모두 닻을 올렸다. 일찍이 수사를 개시한 내란특검과 5일 현판식을 연 순직해병 특검이 관계자들을 줄소환하는 등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반면, 김건희 특검팀은 이첩 자료 등을 검토하며 수사 초읽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이날 오전 12·3 내란·외환 사태를 수사하는 내란특검(조은석 특별검사)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연달아 소환했다.
한 전 총리와 안 장관은 계엄 당일 밤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부터 계엄 선포 사실을 사전에 전달 받은 인물들이다. 특검팀은 이들을 상대로 계엄 선포 전후 열린 국무회의 상황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특히 한 전 총리의 경우 윤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 이후 새롭게 작성된 계엄 선포문에 서명했다가 사후 문건 작성 논란을 우려해 폐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한 전 총리가 불법 계엄을 뒤늦게 은폐하려고 했는지 등을 캐물을 것으로 보인다.
3대 특검 중 수사에 가장 속도를 내고 있는 내란 특검팀은 임명 엿새 만인 지난달 18일 수사를 개시했다. 지난달 28일에는 윤 전 대통령을 대면조사했고, 오는 5일 오전 윤 전 대통령을 재차 소환했다.
내란 특검팀은 지난달 30일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을, 전날에는 군 드론작전사령부에 무인기를 납품하는 과정에서 실무를 담당한 국방과학연구소 항공기술연구원 연구원 A씨를 연이어 불러 조사했다. 윤 전 대통령이 계엄 명분을 쌓기 위해 군 드론작전사령부가 평양 무인기 투입을 지시했다는 의혹(외환 혐의)을 정조준하고 나선 것이다.
순직해병 특검도 이날 오전 현판식을 열고 수사를 개시했다. 순직해병 특검팀은 이날 열린 브리핑에서 수사1팀부터 수사4팀까지 4개 팀으로 나뉘어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히며, 본격 수사 개시를 선포했다.
수사1팀은 채상병 사망 등 업무상 과실치사(상) 사건 수사, 2팀은 구명로비 의혹, 3팀은 'VIP 격노설', 4팀은 서울고법에서 진행되고 있는 해병대 전 수사단장 박정훈 대령의 항명 혐의 항소심 재판 공소 유지를 맡는다.
순직해병 특검팀은 현판식 당일인 이날 오후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한다. 임 전 사단장은 사고 당시 채 상병의 부대장이다. 무리한 수색 지시로 채상병 사망 사고를 불러일으켰다는 혐의와 함께 김건희 여사를 통한 불법 구명로비 의혹을 받는 인물이다.
연합뉴스김건희 특검팀도 이날 오전 현판식을 열고 수사 초읽기에 들어갔다. 민중기 특별검사는 "모든 수사는 법이 정한 절차와 방식에 따라 이뤄질 것"이라며 "지나치거나 기울어지지 않도록 조심하겠다"고 강조했다.
도이치모터스·삼부토건 등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포함해 총 16개의 의혹 수사를 맡은 김건희 특검팀은 4명의 특검보 아래 각각 2~3개의 수사팀을 배치해 운영하겠다는 방침이다.
내란 특검팀이 수사 초반부터 의혹의 정점인 윤 전 대통령을 소환했듯, 김건희 특검팀도 조만간 김건희 여사를 소환하고 명태균씨나 건진법사 전성배씨 등 핵심 관련자를 불러들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