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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와 폭염 오가는 '극단적 장마' 시작됐다[기후로운 경제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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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기후로운 경제생활'은 CBS가 국내 최초로 '기후'와 '경제'를 접목한 경제 유튜브 프로그램입니다. 한국의 대표 기후경제학자 서울대 환경대학원 홍종호 교수와 함께합니다. CBS 경제 전문 유튜브 채널 '경제연구실'에 매주 월/화/수 오후 9시 업로드됩니다. 아래 녹취는 일부 내용으로, 전체 내용은 '경제연구실' 채널에서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방송 : 유튜브 CBS 경제연구실 '기후로운 경제생활'
■ 진행 :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 대담 : 최서윤 CBS 경제부 기자


◆ 홍종호> 기후의 눈으로 경제를 읽다. 안녕하세요. CBS 기후로운 경제생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홍종호입니다. 한 주 동안 세계 각지에서 벌어진 기후 현안 전해드리는 주간 기후 브리핑 시간입니다. CBS 경제부 최서윤 기자 나와 계세요. 안녕하세요.

◇ 최서윤> 안녕하세요.

◆ 홍종호> 오늘 어떤 이야기 준비해 주셨습니까?

◇ 최서윤> 이른 장마 본격 시작.

◆ 홍종호> 지난주 19일 전후로 우리나라의 장마가 시작됐습니다. 우리나라는 보통 6월 하순부터 7월 하순까지 장마 영향권인데 이번에 조금 빨리 찾아왔네요. 아마 기후변화의 영향인 것 같아요.

◇ 최서윤> 그렇습니다. 가장 먼저 장마 시작되는 곳이 제주도잖아요. 제주도에서 6월 8일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하다가 6월 12일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된 걸로 관측됐습니다. 제주 지역에서 평년보다 한 일주일 빨리 시작한 거라고 해요. 장마 통계가 있는 1973년 이후에 제주 지역에서 역대 세 번째로 이른 장마라고 합니다. 특히 올해 1호 태풍 우딥이 제주 지역 호우에 영향을 줬었죠. 비를 시작으로 제주도가 본격적인 장마 영향권에 들고 광주·전남 지역에서도 집중 호우가 내렸습니다. 중부지방과 수도권까지 본격적인 장마 영향권에 들어가게 된 게 19일 전후부터죠.

주말 상황 보면 혹독한 장마 신고식이 있었습니다. 특히 남부 지방 중심으로 주말 사이에 많은 비가 내렸어요. 전북 남원 같은 경우에는 토요일인 20일 하루에 175mm 물 폭탄이 쏟아지기도 했는데요. 이게 관측 이래 가장 많은 양이라고 합니다. 175mm가 어느 정도냐면 금요일인 19일 밤부터 일요일인 22일 새벽 5시까지 서울에 내린 누적 강수량이 52.1mm였거든요. 그의 5배가 넘는 양이 내렸다고 보시면 됩니다.

◆ 홍종호> 자 이번 주와 다음 주 장마가 이어질 텐데요. 아직 초입이지만 피해가 커질 수 있어서 정말 단단히 준비가 필요합니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죠.

◇ 최서윤> 올여름 장마 특징 중의 하나로 많은 전문가들이 짚어온 게 바로 집중호우와 함께 폭우와 폭염이 번갈아서 나타나는 양극화 패턴입니다. 작은 한반도 땅에서도 서울에서는 폭염이 있는가 하면 강원, 충북 그렇게 먼 거리가 아닌데 여기서는 최대 30mm 소나기가 내리는 현상이 계속 발생하고 있잖아요. 촬영일인 23일 월요일 서울 아침부터 푹푹 찌는 폭염이 계속되고 있는데 낮 최고기온 33도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장마전선이 남해로 물러나면서 벌어진 현상입니다. 그러니까 비가 소강상태에 접어들어도 폭우만큼 견디기 힘든 폭염이 또 이어지는 겁니다. 그리고 시시각각 바뀌기도 해요.

지난 13일에는 파주에서 폭염 특보가 내려졌다가 12시간 만에 바로 호우 특보로 바뀌는 일도 벌어졌어요. 단 12시간 만에요. 이 때문에 장마 기간이라고 해도 폭우뿐만 아니라 기록적인 폭염에도 대비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우리 방송에서도 줄곧 얘기해 왔지만, 올여름은 기후변화 영향도 있지만 봄철에 산불 영향 때문에 많은 비가 집중적으로 내릴 우려가 커서 단단한 대비가 필요해 보입니다. 부산 같은 경우에도 벌써 신기록이 나왔다고 해요. 14일에 0시 4분부터 딱 1시간 동안 61.2mm 비가 내리면서 1904년 근대적인 기상 관측 시작한 이래 신기록을 넘긴 겁니다. 특히 부산이 산지와 해안가를 끼고 있기 때문에 집중 호우와 만조가 겹치면 저지대 침수가 반복되거든요. 불안한 지역이 많습니다.

CBS 경제 연구실 영상 캡처CBS 경제 연구실 영상 캡처◆ 홍종호> 맞습니다. 또 살펴볼 것이 싱크홀을 우리 방송에서도 한번 다뤘잖아요. 서울을 포함해서 전국 여러 곳에 땅 꺼짐이 발생하는데요. 당시 우리가 방송에서 짚었던 것이 비가 많이 오는 여름철에 더 위험하다는 거죠. 이게 이제 시작되는 문제 아니겠어요?

◇ 최서윤> 맞습니다. 안 그래도 지반 침하 신고가 급증하고 있다고 합니다. 21일 토요일에 전북 남원시 도통동의 한 횡단보도 앞 인도에서 싱크홀이 발생해서 40대 시민이 추락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가로세로 약 3m, 깊이 2m 정도 되는 굉장히 큰 크기였어요. 다음날 22일에는 인천 계양구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지름 50cm, 깊이 1m 규모의 싱크홀이 발생해서 차량 앞바퀴가 빠지는 아슬아슬한 일도 있었습니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전국에 지반 침하가 총 867건 있었는데요. 이 중 절반 이상이 여름철에 발생했습니다. 월별로 보면 8월이 234건으로 가장 많고요. 7월 133건, 6월 110건 순으로 많았습니다. 특히 대도시에서 6월부터 8월까지 주의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 홍종호> 새 정부가 장마와 재난 상황에 상당히 신경 쓴다는 보도가 계속 나오고 있어요. 제가 보기에는 대통령께서 지자체장 출신이기 때문에 그쪽에 행정력을 집중하고자 하는 마인드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 최서윤> 맞습니다. 새 정부 취임하고 처음 맞는 장마 기간이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단단히 대비하는 걸로 보여요. 우선 이재명 대통령이 전국의 장마가 본격화한 지난 20일 금요일 오전에 추가로 차관 인사를 단행하면서 행정안전부 차관에 김민재 차관보를 중용했고요. 또 차관급인 행안부의 재난안전본부장 자리에 김광용 대변인을 기용했습니다. 아직 부처 인사가 다 제대로 이루어진 상황이 아니잖아요. 그런데 일단 장마가 시작하니까 새 정부 재난안전본부장 자리를 공석으로 둘 수 없다고 판단한 걸로 보입니다. 김광용 신임 본부장은 행안부 안전기획과장을 지냈고요. 재난대응정책관도 지냈어요. 그래서 재난 안전 대응 역량을 축적한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행안부는 호우가 끝날 때까지 비상 대응 체계를 철저히 유지하면서 인명 피해 최소화에 방점을 둔다는 방침입니다.

환경부도 바빠졌어요. 지난주부터 각 지방청과 회의를 열면서 빗물받이 쓰레기 현장 점검에 나섰다고 하는데요. 빗물받이에 담배꽁초 같은 쓰레기가 쌓이면 정작 집중호우 때 배수가 원활하지 않아서 막힙니다. 어이없는 홍수 피해로 이어지게 되는 거죠. 아까 대통령이 행정 경험이 있기 때문에 조금 더 신경을 쓰실 것 같다고 말씀하셨는데, 대통령이 과거 성남시장 지낼 때 빗물받이를 지적한 내용이 일화로 소개된 것과 밀접한 것 같아요. 당시 성남시에서 매년 수해가 반복되는 지역들을 지도 위에 다 표시해 봤대요. 그랬더니 매번 거의 동일한 지점에서 수해 피해가 집중되고 있더라는 말입니다. 원인을 파헤쳐 봤더니 빗물받이가 낙엽으로 막혀 있는 경우가 많았고요. 또 하수도 배수로를 제때 청소하지 않아서 막히는 문제들이 있었다고 해요.

◇ 최서윤> 새 정부가 들어서고 새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이런 부분을 더 강조하다 보니, 적어도 올여름은 빗물받이가 막혀서 홍수로 이어지는 일만큼은 없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 홍종호> 특히 여름철 폭우나 폭염 같은 건 중앙정부의 정책 방향과 지원도 중요하지만, 개별 지자체의 역할이 핵심이잖아요. 이런 것들이 정말 적기에 이루어져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거죠.

◇ 최서윤> 네, 맞아요. 그래서 지자체도 요즘 굉장히 분주한 것 같아요. 그런데 우리 집중호우 온다고 하면 서울에서 가장 걱정되는 곳 어디일까요? 저는 강남역이 제일 먼저 떠오르더라고요. 강남역 일대가 지대가 낮고, 지형도 항아리 모양이라 빗물이 고이기 쉽다고 해요. 그래서 지난주 금요일, 서초구청과 서초경찰서가 직원 80명가량을 동원해 강남역 일대 합동 점검을 벌였다고 밝혔습니다.

2022년 8월 폭우 기억하실 것 같은데요. 수압으로 맨홀 뚜껑이 열리면서, 그 밑으로 남매가 추락해서 숨지는 사고가 있었잖아요. 특히 서초대로 일대를 돌면서 맨홀 추락 방지 시설과 배수관 같은 걸 면밀히 살피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해요.

그리고 또 우리가 빼놓을 수 없는 우려 지역이 관악구죠. 반지하 주택이 많잖아요. 침수 우려 주택 수가 전국 기초지자체 중에서 가장 많은 곳으로 서울 관악구가 꼽힙니다. 그래서 올여름 장마를 앞두고 6,400여 가구에 침수 방지 시설을 설치했다고 해요. 실제로 얼마나 대비가 잘 되고 있는지, 요즘 언론에서 취재를 많이 나가고 있더라고요. 지난주 머니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관악구 반지하 주택 대부분에 차수판이 설치돼 있긴 한데, 그 높이가 성인 무릎보다 낮은 수준이었다고 해요. 그 이상으로 비가 내리면 차수판이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문제점을 지적했습니다.

◆ 홍종호> 그렇군요. 서울 외 지역도 폭우에 전혀 자유롭지 않을 텐데, 어떤가요?

◇ 최서윤> 네, 일단 올해 장마 기간에 유난히 불안한 지역이 남아 있어요. 바로 경북 산불 피해 지역입니다. 아직 복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어요. 제가 지난 4월 청송 지역의 주암산 국립공원 근처 방문했을 때도 보면 산사태 위험이 굉장히 커 보였거든요. 복구가 아직 안 된 상태에서 급하게 옹벽을 쌓은 곳도 있고요. 주민분들의 불안감이 크다 보니까 낙석방지 그물망 같은 걸로 설치해 달라는 요구가 있었습니다. 지자체가 좀 더 신경 써서 보호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전해졌고요.

또 우리가 올봄에 산불로 기후를 지켜줄 숲을 많이 잃었잖아요. 이때 쌓인 재나 각종 이물질이 장마 기간 비에 씻겨 내려가서 하천으로 유입되면 수돗물 수질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런 부분에도 지자체와 중앙 정부의 각별한 관심이 필요해 보입니다.

◆ 홍종호> 네, 특히 여름철 재해 대응에서 가장 큰 원칙은 사전 예방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매년 이런 일들로 비극적인 참사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죠. 올여름은 잘 지나갈 수 있도록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최선을 다해주고, 우리 국민 여러분도 여기에 대해 미리 신경을 써주시는 등 종합적인 노력이 이루어지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첫 번째 이슈 여기까지 살펴보겠습니다. 지금까지 최서윤 기자였습니다. 고맙습니다.

◇ 최서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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