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6회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2025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정부의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제출 관련, 첫 국회 시정연설을 마친 가운데 여야는 각각 '야당의 협조'와 '면밀한 추경안 심사'를 강조하며 확연한 온도 차를 보였다. 더불어민주당은 문금주 원내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민주당은 무너진 경제를 회복하고 민생경제를 살리는 일이 가장 시급하다는 이 대통령의 현실 인식에 뜻을 같이 하며, 추경의 조속한 심사와 처리를 위해 힘쓸 것"이라며 이 대통령에게 힘을 실었다.
문 원내대변인은 "이재명 정부의 첫 추경은 위기에 처한 민생·경제를 되살리는 것은 물론이고, 성장의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며 추경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윤석열 정부 3년간 정권의 '무능'과 '무책임'이 고물가·고금리·고환율과 맞물린 데 더해, 12·3 비상계엄이 경제를 침체의 수렁으로 내몰았다고도 주장했다.
이어 "추경의 신속한 처리를 위해서는 국민의힘 등 야당의 협조가 매우 중요하다.
대한민국이 내란을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야당도 힘을 보태길 간곡히 호소한다"고 국민의힘을 겨냥했다.
문 원내대변인은 "저성장이 지속되면 우리는 벗어날 수 없는 악순환에 빠지고 말 것"이라며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민생이다. 신속한 추경 처리로 경제와 국민의 삶을 지키는 데 함께 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야당의 전향적 협조를 압박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포장만 거창한 '이재명표 추경'의 실상은 '빚내서 뿌리는 당선사례금'에 지나지 않는다"고 맹공했다.
박성훈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국민의힘은 추경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정치용 추경', '포퓰리즘 추경'과 같은 방향과 방식이 잘못된 추경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총 30조 5천억원에 이르는 추경의 내용을 재차 문제 삼았다. 전 국민 대상의 소비쿠폰으로 13조 2천억원, 지역사랑상품권 명목의 6천억원 등 '현금성 사업'에 투입되는 예산만 14조원 이상에 이른다고 지적한 것이다.
박 원내대변인은
"'이재명 당선 축하금'인 돈 뿌리기 방식은 효과가 낮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라며 "이번에도 뚜렷한 경기 회복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취약차주 113만명의 장기연체 채권 소각 역시 "성실하게 빚을 갚아온 사람들, 규칙을 지켜온 분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무엇보다 이번 추경이 불러올 국가 재정 악화를 우려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정부는 이번 추경을 통해 19조 8천억원 규모의 적자 국채를 발행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대로라면 국가채무는 GDP(국내총생산) 대비 49%, 총액은 13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고 언급했다.
이는 고스란히 미래세대의 부담으로 직결된다며 "이 대통령이 또다시 '나라 곳간의 사유화' 욕심을 드러내고, 재정건전성을 지킬 의지가 없다는 걸 재확인시켰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이재명식 포퓰리즘'은 재정 파탄과 물가 상승만 불러올 거라는 입장이다.
박 원내대변인은 "국민의힘은
정밀한 핀셋 지원과 지출 구조조정 같은 근본대책이 빠진 '남미식 포퓰리즘 추경', '퍼주기 추경', '빚잔치 추경'이 아니라 진짜 민생과 경제 회복을 위한 추경 심사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당 원내지도부의 입장도 평행선을 달렸다.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은 "추경, 절박한 예산에 대해 대통령께서 직접 잘 설명하셨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좋은 말씀을 해주신 데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 다만 '말 따로, 행동 따로'가 된다면 그건 결국 거짓말이 될 가능성이 많다. 실천으로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