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환 9단(사진 왼쪽)과 양카이원 9단의 대국 장면. 한국기원 제공박정환(32) 9단이 중국에서 열린 세계프로바둑선수권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박 9단은 결승 최종국에서 뼈아픈 역전패를 당하면서, 개인 통산 여섯 번째 메이저 세계대회 우승 달성에 실패했다.
박 9단은 23일 중국 선전(深圳)에서 열린 제15회 춘란배 세계프로바둑선수권대회 결승 3번기 3국에서 양카이원(28) 9단에게 183수 만에 백 불계패했다. 이에 따라 종합 전적 1승 2패로 2위를 기록했다. 이날 대국에서 박 9단은 초반부터 줄곧 우세한 흐름을 이어가 우승에 골인하는 듯 했다. 그러나 중반 마지막 승부처에서 결정적인 수읽기 착각을 범하며 한 순간에 양카이원 9단에게 승기를 내줬다.
앞서 결승 1국에서 패한 박 9단은 2국에서 승리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지만, 최종국에서 다시 패하며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2021년 삼성화재배 우승 이후 3년 7개월 만에 다시 도전한 메이저 세계대회 정상 복귀도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대국 후 복기장면. 왼쪽 시계 방향으로 박정환 9단, 이영구 국가대표 코치, 위빈 중국 국가대표 감독, 양카이원 9단. 한국기원 제공양카이원 9단은 박 9단을 꺾고 생애 첫 메이저 세계대회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그는 이번 대회 16강에서부터 신진서 9단, 리쉬안하오 9단, 변상일 9단 등 한·중 강자들을 잇따라 꺾고 결승에 올라 주목을 받았다.
양카이원 9단의 우승으로 중국은 춘란배 통산 6회 우승을 기록했다. 역대 국가별 우승 횟수는 한국 8회, 중국 6회, 일본 1회다.
이 대회는 중국바둑협회가 주최하고 춘란기업이 후원했다. 제한 시간은 각자 2시간 30분에 1분 초읽기 5회, 덤 7집 반이 주어졌으며 우승상금은 15만 달러(약 2억 400만원), 준우승 상금은 5만 달러(약 6800만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