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를 지난 17일 만나 "두 나라 간 조약의 범위 내에서 협조할 내용을 확정하고 관련 계획을 수락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8일 보도했다. 연합뉴스북한이 러시아에 공병 1천명과 군 건설인력 5천명 등 6천명 규모의 인력을 추가로 파견하기로 한 가운데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최근 친서교환을 통해 중요 문제에 합의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위원장은 특히 북한을 방문한 세르게이 쇼이구 국가안보서기를 만난 자리에서 러시아와 협조할 내용과 계획을 확정·수락한 뒤 필요한 협력방안을 토의했다고 했으나, 추가파병 사실 등 구체적인 내용이 언급되지는 않았다.
북한의 노동당기관지 노동신문은 18일 김 위원장이 "포괄적인 전략적동반자관계에 관한 조약체결 １돌이 되는 뜻 깊은 시기에 평양을 찾은 세르게이 쇼이구동지"를 만나 담화를 나눴다며 쇼이구 서기가 푸틴 대통령의 '구두친서'를 전했다고 보도했다.
이 자리에서는 북·러 신조약이 가지는 의미를 다시 평가하면서 "최근 몇 주 간 두 나라 국가수반들이 친서교환을 통하여 합의한 중요 문제들을 이행하는데서 나서는 당면한 협조사항들과 전망계획들이 심도 있게 논의"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아울러 "쿠르스크지역 해방작전에서 조선인민군 부대 군인들이 발휘한 영웅적 위훈을 길이 전하기 위한 일련의 구상과 계획들이 토의되고 합의"됐다.
김 위원장은 "특수 군사작전과 쿠르스크주의 현 상황에 대한 정확한 이해로부터 출발하여 두 나라간 조약의 범위 내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협조할 내용들을 확정"하고 "관련 계획들을 수락"했으며 "필요한 협력방안들을 구체적으로 토의"했다고 밝혔다.
두 정상이 합의했다고 하는 중요문제와 향후 협조계획에는 쇼이구 서기가 러시아 언론에 공개한 6천명 규모의 추가파병 계획도 포함된 것으로 추정된다.
신문은 특히 "복잡한 국제 및 지역정세를 비롯하여 호상 관심사로 되는 문제들에 대한 양국 지도부의 견해와 의견들이 폭넓게 교환"됐으며 "완전한 견해일치가 이루어졌다"고 보도했다.
이런 보도로 볼 때 두 사람의 담화에서는 한반도 정세만이 아니라 최근 이스라엘의 이란 핵 시설 폭격 등 중동정세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하면서 대응방안도 논의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김 위원장은 끝으로 "러시아연방의 정책을 변함없이 무조건적으로 지지하며 앞으로도 조로 국가 간 조약의 조항들을 성실히 이행해나가려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정부의 확고부동한 선택과 의지"를 다시 표명했다.
신문은 이날 담화가 "시종 친선적이며 신뢰의 정이 넘치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고 덧붙였다.
쇼이구 서기는 지난 3월 21일과 6월 4일, 이번 방문을 포함해 최근 석 달 사이에 북한을 3번이나 방문했다.
쇼이구 서기는 전날 김 위원장과의 담화를 마친 뒤 6천명 규모의 추가 파병 계획을 공개하며 "가까운 시일 내 작업이 시작할 것"이고 "먼저 준비, 장비 관련 작업을 한 뒤 실질적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 위원장이 외화획득을 위해 러시아 전후 복구사업 선점과 군 건설 인력 파견에 관심을 보이면서도 3차 파병을 공개하지 않은 것은 러·우 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추가 파병에 대한 내부 불안감과 국제 정세를 반영해 모호성을 유지한 것"이라며 "이번 쇼이구 방문에서는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추진 일정도 논의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