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의회 임승식 의원. 전북도의회 제공전북특별자치도의회 임승식 의원(정읍1)은 11일 치매 어르신을 대상으로 추진 중인 인공지능(AI) 돌봄인형 사업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며 예산 낭비라는 지적과 함께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임 의원은 이날 전북자치도의회 제419회 정례회 도정질문에서 "2023년 전북도가 제출한 자체평가 자료를 보면 AI 돌봄인형 사업 실효성이 없다는 결론이 도출됐는데 2024년 예산을 오히려 증액했다"고 질타했다.
임 의원이 지적한 사업은 기기 보급과 앱 기반 관리 시스템을 연계해 비대면 돌봄 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목적으로 지난 2023년 추진됐다. 주로 치매 어르신에게 생활 안내, 복약 알림 등 말벗 역할을 제공한다.
현재까지 13개 시군에 총 385대의 인공지능 돌봄인형이 보급됐고, 2023~2024년 총 5억 1300만 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임 의원이 2024년 보급된 인공지능 돌봄인형 305대의 하루 평균 사용량을 분석했더니 110대(36%)는 하루 1회도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210대(69%)는 하루 평균 10회도 사용되지 않았다.
전북도는 또 2023년 사업 추진 성과 분석을 통해 돌봄인형을 사용한 노인들의 기억력과 우울감 수치가 평균 1점 이상 감소했지만 유의미한 결과로는 보기 어렵다고 자체 평가하기도 했다.
임승식 도의원은 "인형이 실제 일상 속 돌봄 기기로 활용되고 있지 않으며 도민 복지를 위한 사업으로 실효성이 매우 낮다는 점을 시시한다"며 "이 사업의 핵심 구조였던 앱 기반 통합관리서비스는 사실상 유명무실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가족과 치매 어르신, 치매안심센터가 연계되어 돌봄서비스를 구축하겠다는 본래 취지와 달리 현장에서는 가족에서 앱 사용법조차 안내되지 않거나 안내되더라도 실제 활용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또 "업체 선정, 사용자 관리, 회수 및 수리 등 사업 전반이 시군 치매안심센터에 맡겨졌지만 이를 위한 명확한 지침은 마련되어 있지 않았다"며 "이로 인해 사용되지 않은 인형이 장기간 방치되는 사례가 이어졌고 담당자들은 동일 대상자를 수차례 방문해 설명하고 재설정하는 반복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증 없이 반복 집행된 이 예산이 실효성 없는 사업에 투입되면서 정작 도민을 위한 중요한 복지 과제들은 뒷전으로 밀려난 것은 아닌지 이제 그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 전북도의회 제공이와 관련해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는 '예산 낭비' 지적에 대해 깊이 공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도지사는 "신규사업 추진 시 사전에 충분한 검토와 의견 수렴 등을 통해 추진 여부를 결정하도록 제도적으로 보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예산이 수반되는 사업은 시범운영과 사업평가 등을 토대로 사업의 지속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하고 예산 반영 시 필요한 법정 심사 대상 사업에 포함되지 않는 사업이라도 일차적으로 부서 내 소관 자문 위원회 등에 사업 평가 결과 검토 보고 및 자문을 거쳐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예산 대비 효과성이 높지 않다는 평가가 있어 2년 약정이 종료되면 더 효율적인 사업을 검토할 예정"이라며 "최근 개발된 모바일 치매 예방 교육앱이나 인지 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다각적으로 치매 관리 사업을 검토하고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