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주식시장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한 현장 간담회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를 방문해 직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대통령 취임 이후 첫 외부 일정이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 등 불공정 거래에 대한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하겠다. 부당이익에 과징금을 물려 환수하는 등 불공정 거래 행위자를 엄벌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스스로 '개미'(소액 개인 투자자)라고 밝힌 이 대통령은 국내 주식시장의 문제로 불공정성과 불투명성을 지적했다. 주가조작 등 불공정 거래 행위자에 대한 처벌이 미약하다 보니 국내 주식시장의 신뢰성이 떨어져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는 진단이다.
이 대통령은 간담회 직후 "지금은 우량주 장기 투자도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물적 분할이니 인수합병이니 이런 것을 해서 갑자기 내가 가진 주식이, 분명히 알맹이 통통한 우량주였는데 갑자기 껍데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나라는 우량주를 사서 중단 배당을 받고 생활비로 쓰고 내수에도 도움이 되고 경제 선순환에 도움이 되는데, 우리나라는 배당을 안 한다"며 "(주식 투자를) 부동산에 버금가는 대체 투자 수단으로 만들면 경제 전체가 선순환 되지 않겠나"라고 진단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주식시장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한 현장 간담회에서 참석자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시장의 불공정성과 불투명성 해소 방안에 대해 여당이 추진 중인 상법 개정안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지배주주들, 소수 대주주들의 횡포, 경영권 남용을 억제하는 것, 상법 개정이 여기에 속한다"며 "그 다음에 대한민국의 산업경제 정책, 기업 정책이 어느 방향으로 갈지 알려줘야 한다. 예측 불가능성이 경제에 가장 나쁜 것 아니냐"고 말했다.
배당을 촉진하기 위한 세제 개편 등을 추진하겠다고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무조건 배당소득세를 내리는 것이 능사인지 잘 모르겠다"며 "정상적으로 배당을 잘하는 경우 조세 재정에도 큰 타격을 주지 않는 정도라면 내려서 많이 배당하는 것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정은보 이사장을 비롯해 한국거래소 직원 55명이 참석했다. 대통령실에서는 이 대통령을 비롯해 강훈식 비서실장과 김용범 정책실장, 하준경 경제성장수석, 강유정 대변인 등이 참석했다.
남색 정장 차림으로 나타난 이 대통령은 직원들과 악수하며 인사를 나눴다. 현장에는 주식시장 시세판도 설치됐다. 이 대통령과 직원들은 취임 직후 상승하는 주가 변동폭을 언급하는 등 서로 덕담도 주고받았다.
강유정 대변인은 오후 언론 브리핑을 열고 "이 대통령은 오늘 주식시장 불공정 거래 근절을 위해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를 방문했다"며 간담회 결과를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새 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감으로 취임일 이후 5.81% 급등한 코스피 지수를 언급하면서,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여러 개선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불공정 거래 근절을 담당하는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의 역할과 책임이 매우 막중하다며, 신종 수법에 대응해 불공정 거래를 조속히 적발하도록 시스템을 개선하고, 신속한 조사를 위해 조직과 인력 확충 방안을 적극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참석자들에게 작은 아이디어라도 개진해줄 것을 당부하며, 주가 5천 시대를 활짝 열어가자고 격려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