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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전화로 고독 치료…소박한 서울식 '처방' 지구촌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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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외없서' 정책에 세계가 주목하는 이유

스트레이츠 타임스 제공스트레이츠 타임스 제공
서울시가 지난해 10월 내놓은 '외로움 없는 서울(외없서)' 정책이 국내를 넘어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외없서'는 외로움(고립, 은둔)을 예방하고 지원하는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종합대책이다. 최근 싱가포르 유력지 스트레이츠 타임스는 서울시의 '마음 편의점'을 상세히 소개했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서울시 고독예방 핫라인 '외로움 안녕 120'을 집중 조명했다.
 

라면 한 그릇의 힘, '마음 편의점'


스트레이츠 타임스는 '마음 편의점' 사업을 소개하며 "고립된 이들에게 라면 한 그릇이 마음을 여는 열쇠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음 편의점'은 서울시가 1인 가구 증가, 청년·중장년 고립, 고령화 등 사회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작년부터 5개 자치구에서 시범 운영중인 일종의 쉼터다. 무료로 제공되는 라면, 차, 족욕 서비스와 함께 심리상담까지 받을 수 있는 종합적인 '정서 지원 공간'이다. 무엇보다도 누구든 예약 없이, 아무런 부담 없이 문을 열고 들어올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정용택 씨(66)는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혼과 사업 실패 후 심한 우울감에 시달리던 중 마음 편의점을 방문하면서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자신의 말을 '들어주는' 상담사 덕에 삶의 의욕을 되찾은 것이다.
 

전화 한 통의 위로, '외로움 안녕 120'


신화통신 제공신화통신 제공
신화통신은 서울시가 올해 4월부터 24시간 무료 상담 전화를 운영중인 '외로움 안녕 120'의 성공 이야기를 전했다. 이 서비스는 운영 한 달여 만에 상담 건수가 3천 건을 돌파하며, 연간 목표치를 조기에 초과했다. 중년 남성부터 청소년까지 연령을 불문하고 다양한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다. 가족 해체, 사업 실패, 학업 스트레스, 경제난 등 고립의 원인은 다르지만, '들어줄 누군가'에 대한 갈망은 공통적이라는 데 착안한 것이다. 비대면 상담을 선호하는 이들을 위한 '챗봇 대화'도 마련돼 있다. 한 청소년은 "학교에서나 집에 털어놓을 사람이 없어 하교 중에 자주 전화를 건다"고 말했다. 이 서비스를 운영중인 서울시복지재단측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을 통해 심리적 고립과 사회적 고립의 연결 고리를 끊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감성과 편리성으로 심리적 숨구멍 제공


서울의 고독정책이 국제적 관심을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본, 유럽, 북미 등 선진국도 고독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고독부 장관'을 신설하거나 지역 공동체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시는 감성적인 접근과 편리성으로 시민들에게 심리적 '숨구멍'을 제공하고 있다. 라면 한 그릇으로 연결을 만들고, 전화 한 통으로 좌절을 막고 있는 것이다. 스트레이츠 타임스는 이를 소박하지만 혁신적인 모델로 평가했고, 신화통신은 사람들의 갈망을 꿰뚫었다고 분석했다.
 
서울시의 외로움 정책은 막대한 예산이나 첨단 기술 없이도 성과를 내고 있어서 더욱 의미가 있다. 고독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감기 같은 존재이고, 따라서 예방이 가장 확실한 대응법이며, 예방에 사람만한 처방이 없다는 통찰이 있어서 가능했다.
 
서울시복지재단 진수희 대표도 CBS노컷뉴스에 "외로움이 심화되면 고립으로, 다시 은둔으로 빠져들게 돼 있다. 그런데 은둔 상태의 한 사람을 끌어내는 일은 굉장히 어렵다"며 "따라서 그 상태로 빠져들기 전에 예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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