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한국프로탁구연맹 기자 간담회에서 김형석 화성도시공사 감독(왼쪽), 현정화 한국마사회 총감독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한국프로탁구연맹한국프로탁구리그(KTTL)가 2년 만에 부활한다. 한국 탁구 최고 스타 신유빈(21·대한항공)은 일단 1차전에는 출전하지 않지만 오는 9월 합류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한국프로탁구연맹은 29일 서울 강남구 YK법무법인 대회의실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공식 출범을 선언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 여자 복식과 1993년 세계선수권 여자 단식 금메달에 빛나는 '전설' 현정화 한국마사회 총감독과 여자 탁구 명장 김형석 화성도시공사 감독이 공동위원장을 맡아 회견에 나섰다.
오는 6월 KTTL 1차전에는 남녀 10개팀이 출전한다. 남자부는 국군체육부대, 보람할렐루야, 한국마사회, 세아, 화성도시공사, 미래에셋증권 등 6개팀이, 여자부는 한국마사회, 미래에셋증권, 화성도시공사, 대한항공 등 4개팀이 나선다.
1차전은 6월 6~8일 인천국제공항공사 스카이돔에서 예선이 치러지고, 13~15일 경기도 광명 IVEX 스튜디오에서 본선 8강 토너먼트가 열린다. 9월 2차전까지 1, 2차전에서 상위에 오른 선수들이 오는 11월 파이널인 3차전에 나서는 일정이다.
KTTL은 지난 지난 2022, 2023년 한국실업탁구연맹 주관으로 2시즌 펼쳐진 바 있다. 당시는 남녀 총 27개팀이 기업팀과 지방자치단체팀으로 나뉘어 리그를 소화했다.
2년 만에 부활한 KTTL은 기업팀으로만 꾸려졌다. KTTL에 나서는 10개팀은 실업연맹에서는 탈퇴했다. 명실상부한 한국 탁구 정상급 선수들로 리그를 운영하겠다는 복안이다.
KTTL 경기가 열릴 광명 IVEX 스튜디오. 한국프로탁구연맹다만 한국 탁구의 아이콘 신유빈의 출전 여부는 미지수다. 오는 1차전에는 일단 결장한다. 신유빈 측은 "이번 KTTL 1차전에는 나서지 않을 것"이라면서 "9월 2차전 일정도 아직 전달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신유빈과 대한항공은 스폰서 계약 형태라 대회 출전이 강제 사항은 아니다. 신유빈은 예전 KTTL을 비롯해 국내 대회는 거의 출전하지 않고 국제 대회에 집중해왔다.
하지만 연맹은 이번 KTTL에 신유빈의 출전을 이뤄내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현 위원장은 "선수 입장에서는 상금과 팬들도 무시하지 못 한다"면서 "신유빈이 우리 대회에 나오고 싶게 매력 있는 리그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1차 대회에는 남녀 모두 총상금 1억 원이 책정됐다. 단체전으로 치러진 예전 KTTL과 달리 이번에는 개인전으로 우승 상금은 1800만 원이다.
안국희 프로탁구연맹 사무총장은 "현재 1500억 원의 가치를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 프로당구(PBA)를 벤치마크했다"고 전했다. PBA는 남자 개인 투어 우승 상금 1억 원, 왕중왕전 3억 원(현재는 2억 원) 등 파격적인 상금을 내걸며 중계 시청률에서 프로야구, 프로배구(여자부) 다음 가는 성과를 내고 있다.
신유빈(오른쪽), 유한나가 2025 국제탁구연맹(ITTF)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복식 시상식 후 동메달을 목에 걸고 포즈를 취한 모습. 다만 이들은 오는 6월 KTTL 1차 대회에는 나서지 않는다. [사진공동취재단]또 다른 숙제도 안고 있다. 삼성생명 남녀팀과 남자부 한국거래소, 한국수자원공사, 여자부 포스코인터내셔널은 KTTL에 나서지 않는다. 이들 팀은 실업연맹에 잔류했는데 임종훈, 안재현, 오준성(이상 한국거래소), 조대성(삼성생명), 유한나, 김나영(이상 포스코인터내셔널) 등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포진해 있다.
모 감독은 "KTTL 설명회에도 참석했는데 당시까지만 해도 회사에서 '무언가 실체가 없는 것 같다'는 평가를 내렸다"면서 "첫 시즌을 보면서 내년 합류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또 다른 감독도 "팀과 기업 입장에서는 단체전이 더 나을 수 있는데 개인전만 열린다는 점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고 전했다.
일단 KTTL은 10개팀으로 시작하지만 추후 다른 팀들의 합류를 추진한다는 복안이다. 현 위원장은 "첫 시즌을 제대로 치러내면 다른 팀들도 서로 오려고 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2년 만에 부활한 KTTL. 과연 최고 스타 신유빈을 비롯한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가세해 PBA 못지 않은 리그로 성장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