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음사 제공출판사 민음사는 인문잡지 '한편' 17호 '한국'을 주제로 한 특집호를 출간했다고 28일 밝혔다.
K-팝, K-푸드, K-콘텐츠 등으로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는 '한국'의 명성과 달리, 국내에서는 정치적 갈등, 저출생, 자살률 등의 복잡한 현실이 교차하는 가운데, '한편'은 "자랑스럽고도 고쳐 쓰고 싶은 한국"을 들여다본다.
'나에게 한국이란 무엇인가'라는 설문에 참여한 600여 명의 독자들은 한국을 "답답하지만 떠나기보다 고쳐 쓰고 싶은 애증의 대상"이라 답했다. 이번 호는 이 같은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익숙한 역사를 낯설게 바라보고, 다양한 관점에서 지금의 한국을 성찰하는 시도를 담았다.
역사학자 김정인이 '아래위의 민주주의'에서 개화파와 동학농민군의 이야기를 통해 한국 민주주의의 뿌리를 재해석하고, 통번역가이자 정치학 연구자인 아브서브 자울은 ''대화'라는 잡지'를 통해 1960~70년대 한국의 공론장을 조명한다. '그날' 이후 둘로 나뉜 한국을 어떻게 대화로 회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탐색이다.
문학과 젠더 시각도 빼놓지 않는다. 김지현 편집자는 '한국 여성문학 선집'의 편집 후기를 통해 문학사의 젠더 불균형을 성찰하며, 김익균 국문학자는 '춘향의 그네 노래'를 통해 춘향을 정절 아닌 해방의 상징으로 다시 해석한다.
작가 영이는 '빈틈에서 읽는 한국사'에서 트랜스젠더의 기록되지 않은 역사를 발굴하고, 강보라, 최정은 연구자는 '"K" 없는 K-푸드', '노잼도시가 어때서?'를 통해 일상의 음식문화와 지역 담론을 새롭게 조명한다.
국제적 시각에서 바라본 한국도 다룬다. 오승희 외교학 연구자는 '대한민국의 인정 투쟁'에서 주변국과의 외교 관계를 '상호 인정'의 관점에서 살펴보고, 심아정 독립연구자는 '지금 우리에게 베트남전쟁'을 통해 과거의 불의한 역사를 오늘날 어떻게 이해할 것인지 질문을 던진다.
'한편' 17호는 각기 다른 전문 분야의 저자 9인이 정치, 역사, 젠더, 문학, 음식, 도시, 외교 등 다양한 영역에서 '한국'을 재구성하며 "지금 여기에서 잘 살아갈 방법"을 모색한다.
'한편' 17호는 전국 주요 서점과 온라인 서점에서 구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