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올해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가상자산거래소 빗썸 등 5개 기업이 신규 지정됐다. 전체 공시대상기업집단 수는 92개로 전년도보다 4개 증가했다. 쿠팡과 두나무는 올해도 자연인이 아닌 법인이 동일인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일 이같은 내용의 2025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결과를 발표했다.
공정위는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인 92개 기업집단을 올해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통지했다. 엘아이지, 대광, 사조, 빗썸, 유코카캐리어스 등 5개 기업이 신규 지정되고 지난 2월 금호아시아나가 제외되면서 모두 4개 집단이 늘었다.
올해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결과는 전쟁 등 지정학적 갈등 심화· 미국 대선 등 대외환경 변화는 물론 기업집단의 대형 M&A가 주요 요인으로 분석됐다.
엘아이지는 지정학적 갈등 심화에 따른 방위산업의 성장으로, 빗썸은 지난해 말 미국 대선을 앞두고 휩쓴 가상자산 거래 활성화로, 유코카캐리어스는 중동의 지정학적 이슈로 인한 운임률 상승으로 각각 자산이 증가하며 신규 공시대상기업집단에 포함됐다.
공정위는 또한 공시대상기업집단 중 자산총액이 가장 최근의 명목 GDP 확정치의 0.5%, 즉 11.6조원 이상인 46개 집단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통지했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수는 전년도보다 2개 감소했다.
한국앤컴퍼니그룹, 두나무가 신규 지정됐고, 교보생명보험, 태영, 에코프로는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하향 지정됐으며 금호아시아나는 지난 2월 지정제외됐다.
이 가운데 가상자산업 주력집단인 두나무는 미 대선에서의 자산거래 활성화에 힘입어 처음으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상향 지정됐다.
기존 소속회사와의 시너지 효과를 위해 이루어진 대형 M&A도 신규 집단 지정에 영향을 주었다.
한국앤컴퍼니그룹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가 자동차 부품 제조사인 한온시스템 등 3개사를 인수하면서 자산이 11조원 이상 증가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상향 지정됐고, 사조는 사조대림 등이 식품 제조 및 유통사인 사조씨피케이, 푸디스트 등 7개사를 인수하면서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신규 지정됐다.
하지만 철강업과 석유화학업의 업황 악화에 따라 상위 10대 기업집단 자산순위에는 변화가 있었다. 5위였던 포스코는 롯데와 순위가 바뀌면서 6위로 내려 앉았고 9위였던 지에스는 10위인 농협과 순위가 바뀌었다.
공정위는 지난해에 이어 연속으로 지정된 87개 기업집단들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기존 동일인들의 지배력이 유지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동일인을 변경하지 않았다.
특히 지난해 개정 시행령에 따라 법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했던 쿠팡과 두나무의 경우 올해도 시행령 상 예외요건을 모두 충족한다고 보고 자연인이 아닌 법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했다.
공정위는 공시대상기업집단 및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회사들은 이날부터 대규모기업집단 시책을 적용받게 된다고 강조했다.
공시대상기업집단 소속회사에게는 공정거래법에 따른 공시 의무,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금지 등이 적용되며,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회사의 경우 이에 더해 상호출자 금지, 순환출자 금지, 채무보증 금지, 금융·보험사 의결권 제한 등이 적용된다.
공정위는 이번 지정결과를 바탕으로 9월에 주식소유현황, 10월에 채무보증현황과 금융보험사 의결권행사현황, 11월에 내부거래현황, 12월에 지주회사현황과 지배구조현황 등을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시장 참여자에게 이같은 정보 제공을 통해 시장 감시가 강화되고 기업집단의 자발적 지배구조 개선이 유도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