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검색
  • 댓글 0

실시간 랭킹 뉴스

가덕 공기 늘린 현대건설, 벡스코까지?…지역업계 "페널티 줘야"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핵심요약

현대건설 일방적 공기 연장 설계안에 지역업계 강력 반발…"사전 협의도 없었다"
대한건설협회 부산시회 "입찰 조건 뒤집은 무리수…협회 차원 의견 수렴 없었다"
공기 늘어나면 선투입 비용 회수 늦어져 중소업체 줄도산 우려도
벡스코 제3전시관 수주 시도까지 알려지며 "또 맡겨선 안 된다" 반발 확산


가덕신공항 활주로 조감도. 가덕신공항건설공단 제공가덕신공항 활주로 조감도. 가덕신공항건설공단 제공

"지역 배제하고 일방통행"…현대건설, 신뢰 흔들다

현대건설이 가덕도신공항 공사 기간을 기존 84개월에서 108개월로 일방적으로 연장하는 설계안을 국토교통부에 제출하면서, 지역 건설업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부산과 경남지역 건설사들이 컨소시엄에 일부 참여했음에도 불구하고, 공기 변경과 관련한 사전 협의조차 없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으며, 애초 컨소시엄 구성부터 지역 의견이 철저히 배제됐다는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이에 따라 지역업계 일각에서는 "앞으로 부산 내 대형 관급공사에서 현대건설에 페널티를 줘야 한다"는 주장까지 공개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지역 건설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가덕도신공항과 같은 대형 SOC 사업은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핵심 사업이지만, 현대건설의 일방적인 공기 연장 요구는 사업의 원칙은 물론 지역업체와의 신뢰마저 흔들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처음부터 지역은 배제"…대한건설 부산회장 "협회와 조율 없었다"

정형열 대한건설협회 부산시회장은 30일 CBS에 "가덕도신공항 공사는 정부가 정책적으로 2029년 개항을 목표로 84개월 공기로 입찰 조건을 설정한 것"이라며 "설계 과정에서 일방적으로 공기를 늘리겠다는 건 계약 조건을 뒤집는 무리수"라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부산지역 종합건설업체들이 소속된 부산대한건설협회와는 컨소시엄 구성 단계에서 어떠한 의견 교환이나 조율 요청도 없었다"면서 "최근에 공기 연장안을 국토부에 제출하는 과정에서도 지역 입장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고, 지역업계가 철저히 배제됐다는 인식이 강하게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공기 늘어나면 정산도 늦어질 텐데"…컨소사 '선투입 부담'에 줄도산 우려

가덕도신공항 컨소시엄에는 부산·경남지역 업체 14곳이 일부 지분을 가지고 참여하고 있다.

동원개발, 흥우건설, 지원건설 등이 1% 지분으로 참여했고, 대저건설과 대아건설도 경남지역 대표사로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공사비 일부를 먼저 투입하고 나중에 정산을 받는 방식으로 계약이 이뤄져 있어, 공사 기간이 늘어나면 정산 시점도 미뤄져 자금 흐름에 큰 타격을 입게 된다.

특히 최근 법정관리를 신청한 대저건설의 사례처럼, 재정 상황이 열악한 중소 하도급사들이 연쇄적으로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 중견업체 대표는 "요즘처럼 고금리에 자금 조달도 어려운 상황에서 공기가 늘어나면 견디기 힘들다"며 "실제 대저건설처럼 무너지는 업체들이 더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대건설 CI. 현대건설 제공현대건설 CI. 현대건설 제공

벡스코 제3전시관까지 노리나…"또 맡기면 안 된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건설이 벡스코 제3전시관(사업비 약 2900억 원) 시공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지역 건설업계의 반발은 거세지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벡스코 제3전시장 건립공사는 오는 6월쯤 기본설계 기술제안 입찰을 시행할 예정으로, 아직 업체가 정해진 건 아니다"라며 "현대건설 외에도 여러 건설사가 사업 참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가덕도신공항처럼 지역 의견을 배제하고 사업을 따내는 대기업에 또다시 부산의 중대 프로젝트를 맡기는 건 지역 자존심을 내던지는 일"이라는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한 지역 건설사 관계자는 "현대건설은 가덕에서도 지역 건설사를 '장식품'처럼만 활용해 놓고, 이제 벡스코까지 넘보는 건 명백한 오만"이라며 "이런 업체에 대해선 시 차원에서라도 입찰 제한 등 페널티를 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시의회도 공식 경고…"108개월안은 국가 약속 위반"

30일 열린 부산시의회 본회의에서  '가덕도신공항 2029년 적기 개항 촉구 결의안'이 채택됐다. 부산시의회 제공30일 열린 부산시의회 본회의에서 '가덕도신공항 2029년 적기 개항 촉구 결의안'이 채택됐다. 부산시의회 제공
논란이 커지자 부산시의회는 30일 열린 본회의에서 '가덕도신공항 2029년 적기 개항 촉구 결의안'을 채택하고, 현대건설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결의안은 "공사 기간 연장은 시민의 신뢰를 저버린 무책임한 처사이며, 당초 84개월 입찰 조건을 스스로 뒤집는 자기모순"이라며 "국가 균형발전의 상징인 가덕도신공항을 볼모로 잡은 갑질 행위"라고 규정했다.

이어 "정부도 현대건설의 설계안을 강력히 검토하고, 즉각적인 입장 정리와 사업 정상화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현대건설 관계자는 "벡스코 제3전시관 사업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0

0

실시간 랭킹 뉴스

오늘의 기자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