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이상국전집_권31 첫면. 국립중앙도서관 제공 국립중앙도서관이 소장한 '동국이상국전집', '대방광불화엄경소', '삼봉선생집' 등 3종이 국가지정문화유산(보물)으로 새롭게 지정됐다.
국립중앙도서관(관장 김희섭)은 국가유산청이 이들 고문헌의 역사적 희소성과 학술적 가치를 인정해 지난 24일자로 보물 지정을 고시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지정으로 국립중앙도서관이 보유한 국가지정문화유산은 국보 2종, 보물 14종으로 늘었다.
보물로 지정된 '동국이상국전집'은 고려 문인 이규보(1169~1241)의 시문집으로, 세계 최초 금속활자 인쇄 기록과 고구려 건국 신화인 '동명왕편'을 수록하고 있다. 이번 지정 대상은 1251년 이규보의 손자 이익배가 고종의 명으로 교정·간행한 중간본으로, 국내 현존 중 인쇄 상태가 가장 우수하며, 간행 당시 정황을 알 수 있는 발문과 간기가 포함돼 학술적 가치가 높다.
'대방광불화엄경소'는 송나라 승려 정원이 '화엄경'에 주석을 단 불경이다. 이번 지정본은 전체 120권 중 권118(1첩)으로, 여말선초 시기에 송나라 판본을 바탕으로 인쇄된 것으로 추정된다. 표지는 상수리나무 열매로 염색한 상지를 사용했고, 제목은 금니로 장식돼 희귀성이 높다.
'삼봉선생집'은 조선 초 학자 정도전(1342~1398)의 목판본 문집이다. 이번에 지정된 자료는 1465년 증손 정문형이 초간본을 증보해 간행한 중간본 중 권7(1책)으로, '삼봉선생집'의 간행 과정과 전래 과정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료로 평가된다.
국립중앙도서관 현혜원 고문헌과장은 "이번 보물 지정은 도서관의 수집·보존 노력이 문화유산으로서 가치를 인정받은 사례"라며 "국가지정문화유산 홍보 영상을 제작해 대중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지정된 자료들은 국립중앙도서관 누리집과 한국고문헌종합목록을 통해 서지정보와 해제, 원문 이미지로 열람할 수 있다.
'대방광불화엄경소' 권118 표지(왼쪽) · '삼봉선생집' 권7 첫 면. 국립중앙도서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