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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철 "국립고려博·경제자유구역이 강화 미래…소통으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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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철 인천 강화군수 인터뷰]
남한 유일의 고려시대 유적…국립박물관 건립으로 역사성 회복
"사람·산업·역사·문화가 공존하는 글로벌 미래산업 자유도시"
"일은 직원들의 땀으로 성취" 직원들 어깨 다독이는 소통 리더십

박용철 인천 강화군수. 강화군 제공박용철 인천 강화군수. 강화군 제공
"올해는 2년 동안 해야 할 일을 1년 안에 끝내겠다는 마음으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주말과 휴일 없이 군청에 나와 일을 하는 데 묵묵히 따라와 주는 직원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박용철 강화군수는 올해 목표를 '남들보다 2배로 일하는 해'로 정했다. 그동안 정체 상태였던 강화군정을 빠르게 정상화하고 미래 강화의 핵심 사업들을 중단없이 추진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10월 보궐선거를 통해 당선된 그가 군청에 들어서자마자 마주한 건 밀린 '결재 문서'였다. 지난해 3월9일 투병 생활 끝에 세상을 떠난 유천호 군수가 세상을 떠난 뒤 재보궐선거가 열린 지난해 10월 16일까지 7개월 동안 강화군은 '선장 없는 배'였다.
 
군수 궐위 기간 윤도영 부군수가 대행 체제로 무리 없이 군정을 이끌었지만 신성장 동력 사업 등 강화군의 미래를 밝힐 사업은 대부분 중단된 상태였다. 유 전 군수가 투병 생활을 했던 시기를 감안하면 거의 1년간 '개점휴업'이었던 셈이다.
 
박 군수는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강화군민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올해 두 가지 사업을 중점 추진하겠다"며 "국립강화고려박물관 건립과 강화경제자유구역 유치가 그것"이라고 강조했다.
 
개성 만월대를 본떠 지은 고려궁지. 강화군 제공개성 만월대를 본떠 지은 고려궁지. 강화군 제공

남한 유일의 고려시대 유적…국립박물관 설립으로 역사성 회복

국립강화고려박물관 건립 사업은 우리 역사에서 유일한 섬 도읍이자 남한에서 유일하게 고려 문화 유적들을 접할 수 있는 강화군의 역사성을 되살리는 사업이다.
 
강화는 고려가 몽골의 침을 피해 1232~1270년 39년간 수도로 삼았던 곳이다. 개성을 중심으로 북한의 고려왕조의 역사 유적을 접하지 못하는 현실에서 강화는 남한에서 고려왕조의 역사를 직접 만날 수 있는 유일한 지역이다.
 
강화는 개성을 본떠 지은 궁궐과 관아, 고려의 성곽 체계를 모두 갖춰 단순한 임시수도가 아닌 정식 수도의 역할을 했다. 개성 만월대를 본떠 지은 고려궁지와 고려왕릉 4기는 대표적인 고려 역사의 흔적이다. 팔만대장경을 세긴 선원사지, 고려시대 최 문장가 이규보의 묘, 고려 고종 때 거란족을 격퇴한 공을 세운 김취려 장군의 묘 등도 빼놓을 수 없는 강화의 고려 유적이다.
 
이밖에 충렬왕 12년(1286년) 지어져 전국에서 가장 먼저 공자의 상을 안치한 최초의 향교인 교동향교는 고려시대 해상교통의 거점 역할을 했던 강화의 모습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박 군수는 경주(신라), 김해(가야), 공주·부여(백제), 전주(후백제), 나주(마한) 등 우리나라의 옛 수도가 있던 지역에는 국립박물관을 둬 운영하면서 역사 관광의 거점으로 활용됐던 걸 감안하면 강화군 역시 국립박물관 유치가 무리 없는 요구라고 보고 있다.
 
강화 곤릉(원덕태후 묘). 강화군 제공강화 곤릉(원덕태후 묘). 강화군 제공
박 군수는 "신라, 가야, 백제 등의 옛 도읍 지역에는 국립박물관 있지만 유독 고려시대를 대표하는 국립박물관이 아직 없다"며 "강화군의 역사적 가치와 상징성은 이미 국립박물관이 들어선 다른 지역들과 견줘도 손색이 없다"고 강조했다.
 
강화군은 국립 강화고려박물관 설립의 당위성을 알리기 위해 이달부터 인천시와 함께 범국민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 14일에 열린 인천 군수·구청장협의회에서는 인천 지역 내 10개 군·구가 국립 강화고려박물관 건립을 위한 공동 건의문을 채택했다.
 
오는 6월에는 국회에서 건립 타당성에 대한 정책 토론회를 열고, 7월에는 북한 개성에서 촬영한 고려 유적 사진을 포함한 개성-강화 사진 전시회를 열 계획이다.
 
이 밖에도 9~10월에는 강화가 고려의 수도 역할을 했던 시기(1232~1270)에 조성된 왕릉 가운데 하나인 강도시기의 역사성을 밝히기 위한 국제 학술세미나도 열 계획이다.
 
강화군은 범국민 서명운동과 토론회 등을 통해 나온 의견들을 향후 문화체육관광부에 제출할 국립강화고려박물관 설립 건의서에 첨부할 방침이다.
 
지난 14일 강화 에버리치 호텔에서 인천 10개 군구 단체장들이 모여 군구 '국립강화고려박물관 건립을 위한 공동 건의문'을 채택하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이영훈 미추홀구청장, 박종효 남동구청장, 김찬진 동구청장, 김정헌 중구청장, 강범석 서구청장, 박용철 강화군수, 문경복 옹진군수, 황효진 인천시 부시장, 이재호 연수구청장, 차준택 부평구청장. 강화군 제공지난 14일 강화 에버리치 호텔에서 인천 10개 군구 단체장이 모여 군구 '국립강화고려박물관 건립을 위한 공동 건의문'을 채택하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이영훈 미추홀구청장, 박종효 남동구청장, 김찬진 동구청장, 김정헌 중구청장, 강범석 서구청장, 박용철 강화군수, 문경복 옹진군수, 황효진 인천시 부시장, 이재호 연수구청장, 차준택 부평구청장. 강화군 제공

"사람·산업·역사·문화가 공존하는 글로벌 미래산업 자유도시"

박 군수는 국립강화고려박물관 유치가 강화군의 역사성을 되살리는 사업이라면 강화경제자유구역 지정은 강화군의 미래 성장동력의 핵심이 될 사업이라고 말했다.
 
앞서 박 군수는 지난달 말 윤원석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과 함께 강화경제자유구역 지정 방안을 논의했다.
 
인천경제청은 다음 달 산업통상자원부에 강화경제자유구역 지정 신청을 위한 행정절차를 추진할 예정이다. 강화경제자유구역은 화도면, 길상면, 양도면 등 10.03㎢ 규모로 추진된다. '사람과 산업, 역사, 문화가 공존하는 글로벌 미래산업 자유도시'로 발돋움한다는 게 기본 구상이다.
 
박 군수는 강화경제자유구역이 "그린바이오, 첨단 제조업, 복합관광단지 조성 등으로 강화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며 "강화군민의 지지를 바탕으로 올해 말까지 지정을 완료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박 군수는 "강화 남단지역이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되면 영종도와 강화도를 잇는 연륙교 건설 사업도 탄력을 받고 인천국제공항과의 접근성도 크게 개선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강화군이 국제교통과 물류의 요충지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강화경제자유구역 구상도. 강화군 제공강화경제자유구역 구상도. 강화군 제공
박 군수는 강화경제자유구역 지정을 통해 확보할 수 있는 장점으로 일자리 증가, 생활환경 개선, 스마트농업 및 바이오산업 발전, 관광 활성화, 인구 증가 등을 꼽았다. 경제자유구역에 새 기업이 들어서면서 관련 종사자도 함께 유입돼 인구와 일자리가 늘고, 영종-강화 연륙교를 통해 인천공항에서 체류하는 관광객이 단숨에 강화의 역사 관광지를 접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또 쌀, 인삼, 고구마 등 강화군의 농업과 첨단기술이 결합해 새로운 성장 기회를 만들 수 있다.
 
무엇보다 강화군과 인천국제공항이 10대에 연결되면서 단숨에 '공항경제권'에 진입할 수 있다는 기대가 크다. 또 송도·영종·청라 등 기존의 인천 경제자유구역과 연계해 산업클러스터 구축도 가능하다.
 
이같은 기대는 강화군이 다른 지역에 비해 저렴하게 산업용지를 공급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게다가 고려의 옛 도읍지라는 강화 고유의 풍부한 역사와 문화, 해양 관광자원이 어우러져 산업과 관광, 문화가 공존하는 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다.
 
강화군과 인천경제자유구역은 이미 여러 차례 논의를 거쳐 강화경제자유구역에 그린바이오 복합단지, 글로벌첨단산업단지, 하훼 등 스마트농업, 지능형 교통 및 물류, 역사문화관광벨트, 해양 정원, 외국인 친화도시, 친환경 웰니스 주거단지 등을 유치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그린바이오 복합단지와 첨단 제조업단지는 한·중 산업단지로 개발한다.
 
강화군은 올해 안에 경제자유구역 개발계획을 확정하고 구역으로 지정되면 내년부터 2035년까지 실시계획 승인, 기반시설 공사, 토지공급 등의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박용철 강화군수와 7급 이하 공무원들이 직접 소통 시간을 가진 뒤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 강화군 제공박용철 강화군수와 7급 이하 공무원들이 직접 소통 시간을 가진 뒤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 강화군 제공

"일은 직원들의 땀으로 성취된다" 어깨 다독이는 소통 리더십

'1년을 2년 같이' 보내고 있는 박 군수의 계획이 제대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그를 따르는 직원들의 사기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순수는 "결국 일은 직원들의 땀으로 성취된다"면서 "그동안 선배 군수들이 강화군의 기반을 다지는 데 열중했다면 앞으로는 이를 토대로 직원과 군민들이 마음껏 뛰어오를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게 군수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가정 다음으로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일터에서 직원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일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바꾸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이전보다 더 젊고 활기찬 강화군청으로 만드는 데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박 군수는 군수와 직원들이 어려울 때 어깨를 다독일 수 있는 소통이 가능한 분위기를 만들고 싶다고도 했다.
 
박 군수는 이달부터 7급 이하 직원들과 직접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군청 사내 자유게시판에 이른바 '군수 Q&A'를 신설해 의견을 모은 뒤 이에 대대 군수가 직접 대답하고, 조직문화와 복지를 개선을 논의하는 자리도 마련한다.
 
또 직접 군수와 대면 대화가 어려운 사항에 대해서는 건의사항을 미리 메모로 작성해 익명으로 제출할 수 있는 창구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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