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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 산불 진화 '숨은 공로', 육상풍력발전단지 물탱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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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위에 설치해 둔 초대형 저수조가 소방시설로 기능"

GS풍력발전이 경북에 운영 중인 육상풍력발전단지 3곳(Y1~3) 위치도. GS풍력 홈페이지 캡처 GS풍력발전이 경북에 운영 중인 육상풍력발전단지 3곳(Y1~3) 위치도. GS풍력 홈페이지 캡처
지난달 22일 경북 의성에서 시작해 일주일 새 안동, 청송, 영양, 영덕까지 번진 뒤 진화된 산불이 영양 읍내까지 미치지 않은 데 인근 산 위에 조성된 육상풍력발전단지가 톡톡한 역할을 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육상풍력발전단지를 설치하면서 화재 예방을 위해 대형 저수조(물탱크)를 설치해 뒀는데, 산 위에 총 100톤 규모의 물을 저장한 초대형 저수조를 갖춰 두니 이번 화재에서 소방시설로 기능해 단지 뒤쪽으로는 화재가 번지지 않는 방화선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GS풍력발전 위진 자문위원(상무)은 16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기후가 경제다, 풍력산업 활성화와 국내 제조업 육성을 위한 토론회' 패널로 참석해 이 같은 일화를 소개했다.

GS풍력은 경북 영양군 일대에 △Y1(영양풍력발전소, 영양군 영양읍 무창리 일대) △Y2(영양무창풍력발전소, 영양군 영양읍 무창리 일대) △Y3(영양제2풍력발전, 영양군 석보면 삼의리 일대)를 가동 중이며, 구축 중인 △Y4(영덕제1풍력발전, 영덕군 남정면 중화리 일원)를 포함해 총 4개 풍력단지를 건설했다.

능선을 따라 이어지는 4개 풍력단지 중 이번 산불에선 Y3가 화재 진압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게 위 위원의 설명이다.

위 위원은 지난달 22일 의성 발화 시점부터 25일 청송을 넘어 영양, 영덕까지 번져가는 산불 모습을 찍은 미국 인공위성 사진을 제시하며, "25일 오후~26일 오전 영덕까지 불이 확 넘어가는 상황에서 (영양 부근에서) 화재가 아래쪽으로 꺾인 모습인데, 700m 고지 Y3능선에서 엄청 많은 양의 물을 퍼부어 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발전단지 관리를 위해 설치해둔 6m 넓이의 진입로도 진화작업에 도움이 됐다. 위 위원은 "발전단지 쪽까지 불이 가까이 오기 시작했을 때 소방차들은 이미 출동했는데, 발전단지는 운영을 위해 기본적으로 액세스 로드가 확보돼 있고 일반 임도와 달리 6m 폭이라 대형소방차도 쉽게 올라올 수 있었다"고 했다.

발전단지 진입로를 통해 대형소방차와 살수차가 산 위까지 쉽게 올라가고, 산 위에 설치된 저수조에서 물을 공급받아 방수하는 형태로 야간 진화작업을 수월하게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특히 당시 의성 산불은 지난달 25일 저녁 청송으로 넘어와 주왕산국립공원을 3분의 1 가량 태운 뒤 영양과 영덕으로 넘어갔는데, 소방헬기가 제대로 투입되지 못했다. 이에 소방차를 동원한 직접 살수가 중요했는데, 기존에 확보해둔 100톤 가량의 물 외에도 발전단지에 비치해둔 탱크로리로 추가로 물을 실어날라 당일 총 1천 톤가량의 물을 공급했다고 위 위원은 전했다.

16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개최된 '풍력산업 활성화와 국내 제조업 육성을 위한 토론회'에서 GS 풍력발전 위진 자문위원(상무)이 위성사진 분석을 통한 화선 이동 경로를 설명하고 있다. Y3 단지 아래쪽으론 불이 번졌지만, 위쪽으론 불길이 닿지 않았다. 유튜브 생중계 화면 캡처 16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개최된 '풍력산업 활성화와 국내 제조업 육성을 위한 토론회'에서 GS 풍력발전 위진 자문위원(상무)이 위성사진 분석을 통한 화선 이동 경로를 설명하고 있다. Y3 단지 아래쪽으론 불이 번졌지만, 위쪽으론 불길이 닿지 않았다. 유튜브 생중계 화면 캡처
발전단지 설비점검을 위해 확보해둔 드론의 열화상카메라도 불이 퍼지는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는 데 효과적으로 사용됐다고 한다. 위 위원은 "낮시간인데도 주변이 뿌옇기에 화염이 어디에 있는지 확인이 잘 안되는데, 드론에 달린 열화상카메라로 화염이 있는 정확한 지점을 짚어 GPS로 소방차나 소방헬기에 연결해준 역할도 있었다"고 했다.

위 위원은 "불이 영덕으론 넘어갔지만, 이렇게 방화선이 구축되면서 영양읍으로 번지는 것도 방어하고 영해(영덕군 영해면)로 넘어가는 걸 방어했다"면서 "발전단지 인근으로도 화재가 번졌지만 뒤로 넘어가는 건 막은 덕에 발전단지는 물론 뒤쪽으로 아무 피해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처음 육상풍력을 산에 설치할 때 환경파괴한다는 욕을 들었지만, 이번엔 혁혁한 공을 의도치 않게 세운 측면이 있다"며 "향후 육상풍력을 고려할 때 이런 부분을 좀 더 긍정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지 않나 싶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통해 오는 2030년까지 육·해상풍력을 18.3GW 보급한다는 목표를 세운 상황이다. 현재 설치량 2268.225MW(1GW=1천MW) 대비 갈 길이 멀다.

이날 토론의 좌장을 맡은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윤순진 교수(에너지전환포럼 대표)는 "이번 산불 뒤 삼림 복원 방안이 많이 논의되고 있는데, 화재가 난 곳을 복원하면서 육상풍력을 설치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앞으로 기후변화에 따라 산불이 잦아질 걸로 예상되는데, 바람이 많이 부는 경북 산지 일부를 육상풍력촉진지구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해 보자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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