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원 고려대학교 총장(가운데)이 14일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 SK미래관 최종현 홀에서 열린 개교 120주년 및 취임 2주년 총장 초청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고려대가 수업 일수를 채우지 않은 의과대학 학생 120여 명을 유급 처리할 예정이다.
김동원 고려대 총장은 14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에서 개교 120주년 및 취임 2주년 총장 초청 기자간담회를 열고 수업 일수를 채우지 못한 의대생들과 관련해 "기본적으로 학교 원칙에 따라 진행할 것"이라며 유급 조치를 시사했다.
고려대는 수업 일수의 3분의 1 이상을 출석하지 않을 때 유급 대상이 된다. 고려대 의대 본과 3·4학년 120여 명이 유급 대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총장은 "(의대생들도) 다 돌아왔고 기본적으로 의정갈등이 어느 정도 마무리 단계에 오지 않았나 싶다"며 "학교는 다른 학생과의 형평성 등 원칙을 지키면서, 학생들에 대해서는 최대한 배려하고 보호하고 육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손호성 의무기획처장(고려대 의대 흉부외과학교실 교수)은 "학생들 일은 학장에게 일임하고 있다. 학장단에서도 원칙을 갖고 처리할 방침"이라며 "유급 문제도 원칙대로 처리될 것으로 알고 있다. 오늘 저녁 교수 전체회의에서 최종 결정이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총장은 "(의대생과 정부 간의) 충분한 토론과 대화가 있어야 한다"며 "의대생들이 돌아오지 않고 수업을 거부하는 이유를 들어보면 정부에 대한 신뢰에 관해 아쉬움을 보인다"고 짚었다.
이어 "유급은 심각한 문제지만 기본적으로 학생들이 돌아왔기 때문에 몇 개월 전보다는 개선된 상황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내년도 의대 모집인원과 관련해서는 "이미 정부가 3058명으로 환원하겠다고 해서 학생들이 복귀한 것"이라며 "어느 한쪽이 전제조건으로 제시하기보다는 대화의 연장선에서 서로 신뢰를 키워가고 원만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의대생 수업 거부가 장기화할 경우 대처에 대해서는 "미리 그 상황을 가정해서 대책을 세우지는 않는다"며 "학생들을 가능한 한 보호하고 설득하고 토론해서 건전한 방향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다만 의대생 결원을 편입학으로 충당하는 데에 대해서는 어려움을 호소했다.
손 처장은 "본과 3~4학년 때 편입은 물리적으로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3~4학년은 학과 과목 수업을 끝내고 임상실습에 나서는 상황인데, (학과) 교육이 선행되지 않으면 (실습 수업이) 불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아울러 "실제 결원으로 인해 편입을 몇 명 받은 경우가 있었는데 학업능력이 기존 학생들에 비해 떨어지는 경우가 있었다"며 "결원을 편입으로 해결하기는 어렵다고 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