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연합뉴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에이스 로건 웹은 중견수 이정후를 향해 두 차례 '잘했다'는 제스쳐를 보였다.
이정후는 8일(한국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신시내티 레즈와 홈 경기에서 두 차례나 상대 선두타자의 출루를 막는 호수비를 선보여 웹은 물론이고 덕아웃, 홈 팬들을 열광케 했다.
이정후는 1회초 신시내티의 리드오프 TJ 프리들이 때린 타구를 앞으로 달려나와 슬라이딩 캐치를 해냈다. 5회초에는 제이머 칸델라리오의 중견수 앞 짧은 타구를 전력질주 후 슬라이딩 캐치로 처리했다.
그때마다 웹은 이정후를 바라보고 환하게 웃으며 두 팔을 높게 치켜세웠다. 수비의 지원을 받은 웹은 7이닝 동안 탈삼진 10개를 솎아내며 4피안타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그러나 샌프란시스코는 신시내티의 에이스 헌터 그린의 압도적인 호투에 밀려 0-2로 졌고 연승 행진은 7경기에서 마감됐다.
샌프란시스코에게 그나마 위안거리가 있다면 9회말에도 마운드에 오른 그린을 결국 강판시키며 완봉승 달성을 막았다는 점이다.
이정후의 역할이 컸다.
첫 세 차례 타석에서 안타없이 물러난 이정후는 9회말 2사에서 타석에 섰다. 이정후는 9회말에도 시속 100마일이 넘는 공을 던진 그린을 상대로 우중간 방면 깨끗한 안타를 때렸다. 이어 4번 타자 맷 채프먼이 볼넷으로 출루하면서 순식간에 동점 주자가 루상에 나갔다.
그러자 신시내티는 투구수 100개가 넘어간 그린을 내리고 토니 산틸란을 마운드에 올렸다. 산틸란은 엘리엇 라모스를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내고 불을 껐다.
8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간 이정후의 9회말 2사 후 풀카운트 상황에서 터진 안타에 야구장은 역전에 대한 기대로 가득 찼지만 샌프란시스코는 결국 1점도 뽑지 못하고 졌다. 이정후는 4타수 1안타로 경기를 마쳤고 시즌 타율은 0.333으로 소폭 낮아졌다.
이정후는 6회말 세 번째 타석에서 시즌 첫 홈런을 기대할만한 큰 타구를 날렸다. 타구 발사 시속 103.7마일(약 166.9km)의 강한 타구를 오라클 파크에서 가장 깊은 우중간 방면으로 날렸지만 타구를 담을 넘지 못하고 중견수의 글러브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통계 사이트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이정후가 때린 타구의 기대 안타 확률은 0.850이었고 비거리 등을 감안할 때 메이저리그 30개 구장 중 19개 구장에서는 충분히 홈런이 될만한 타구였다. 그렇게 이정후는 시즌 첫 홈런 기회를 다음으로 미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