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연합뉴스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최근 임직원들에게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경쟁력 강화를 강하게 주문한 사실이 알려져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현대차가 소프트웨어 기술 발전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것으로, 향후 관련 투자가 집중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3년 내 SDV 분야 최고 위치 올라야" 정 회장 주문
20일 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지난 6일 경기 성남시 판교에 위치한 AVP본부(첨단자동차 플랫폼 본부)에서 타운홀 미팅을 열고 "2028년까지 SDV 분야에서 글로벌 최고 위치에 올라야 한다"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참석자에 따르면,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테슬라, 화웨이 등 자율주행 기술 개발 속도를 끌어올리고 있는 경쟁사들을 언급하며 이같이 강조했다고 한다.
SDV는 기존의 물리적 하드웨어 기반 자동차와 달리 스마트폰처럼 차량의 핵심 기능이 소프트웨어에 의해 결정되는 차량을 일컫는다. 특히 발전 모델에서 레벨3 이상부터 SDV의 핵심적인 특성이 실제 구현되는 단계로 보고 있다.
특히 레벨3 단계를 적용 중인 테슬라, 화웨이 등 자율주행 선도 업체는 기존 방식과 달리 카메라와 인공지능(AI)만으로 가동할 수 있는 '엔드 투 엔드'의 자율 방식을 탑재하고 있다.
앞서 정 회장은 이같은 흐름을 염두에 두고 SDV 개발을 위해 AVP본부를 마련한 바 있다. 현재 네이버랩스 출신인 송창현 현대차 사장이 수장을 맡고 있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SDV 개발에 18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조지아 공장 준공식 임박, 트럼프 정부 관세 적극 대응
미국 자동차 판매 대리점의 현대차 로고. 연합뉴스
한편 현대차는 이번달 내 미국 조지아주 소재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공장 준공식을 열며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응할 계획이다.
해당 준공식에는 정 회장을 비롯해 현대차 장재훈 부회장, 호세 무뇨스 사장 등 그룹 주요 인사들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가 55억달러(약 7조9959억원)을 투입한 HMGMA는 1183만㎡ 부지에서 연 30만대 생산이 가능하며 50만대까지 증설 가능하다. 기존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연간 생산량 40만대), 기아 조지아 공장(연간 생산량 35만대)을 더하면 미국 내 최대 125만대 생산 체제를 갖출 수 있다.
현대차는 이를 통해 미국 현지 생산 물량을 늘려 북미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달 2일부터 수입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미국 현지 생산을 통해 관세 영향권에서 비껴가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HMGMA의 2월 미국 판매량은 4073대로, 1월(1623대)보다 2.5배 늘었다. 지난해 12월 처음으로 미국에서 1006대를 판매한 이후 서서히 판매량을 늘려가고 있다.
이와 함께 향후 HMGMA에서는 현대차 하이브리드 모델도 생산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미국에서 인기가 높은 현대차 SUV 투싼, 기아 SUV 스포티지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HMGMA에서 생산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