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4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제7회 글로벌지속가능발전포럼(GEEF 2025)에 참석해 기조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4일 저출생·고령화와 기후변화가 한국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대표적 과제라며 대학 지역별비례선발과 거점도시 육성,녹색분류체계 재정비 등이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연세대에서 열린 글로벌지속가능발전포럼(GEEF) 기조연설에서 "우리나라의 2024년 합계출산율은 0.75로, 이 출산율이 지속될 경우 한국 잠재성장률은 2040년대 후반 0%대까지 하락하고 2050년대 이후엔 마이너스(-) 성장을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 출산율이 이어지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도 2023년 46.9%에서 50년 후 182%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총재는 한국사회의 높은 경쟁 압력과 고용·주거·양육 불안으로 인해 청년들이 결혼과 출산을 미루거나 포기하고 있다며, 경쟁과 불안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일자리와 사교육이 밀집한 수도권으로 인구가 몰리는 현상을 지목했다.
그는 수도권 집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거점도시 육성과 지역별 비례선발제를 재차 제안했다.
거점도시 육성은 국토 면적과 인구수를 고려해 2~6개의 소수 거점도시에 정책지원을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역별 비례선발제는 대학이 자발적으로 입학 정원의 대부분을 지역별 학령인구 비율을 반영해 선발하되, 선발 기준과 전형 방법 등은 자유롭게 선택하는 방안이다.
이 총재는 "지역별 비례선발제는 주요 대학들의 의지만 있다면 즉시 도입이 가능하지만, 성적순 선발만이 가장 공정하다는 인식이 강한 탓에 부정적 여론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는 두 번째 지속성장 과제로 기후변화를 제시하면서 나쁜 공기 질, 잦은 집중 호우, 줄어드는 사과 재배 가능 지역 등을 사례로 꼽았다.
이 총재는 "우리나라의 그린 택소노미(녹색분류체계)를 국제기준에 맞춰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며 "친환경의 정의를 더 명확하게 제시함으로써, 탄소 감축을 위한 분명한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어 "작년 4월 기준 t당 6달러에 불과한 우리나라 탄소배출권 가격을 현실적 수준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