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검찰 즉시항고 촉구' 기자회견을 갖고 검찰규탄 발언을 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 취소에 즉시항고로 불복하라고 검찰에 재차 요구했다.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이 적합한지 상급심 판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는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의 발언 이후 즉시항고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지는 모양새다.
박찬대 원내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은 13일 대검찰청을 찾아 윤 대통령의 구속 취소 결정에 검찰의 즉시항고를 거듭 요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검찰이 다른 혐의도 아닌 내란수괴 혐의를 받고 있는 윤석열을 풀어줌으로써 국민적 불안을 증폭시키고 극심한 사회 불안을 야기했다"며 "구속사유가 여전히 살아있는데 구속을 취소한다는 건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검찰 즉시항고 촉구' 기자회견을 갖고 검찰규탄 발언을 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이어 "검찰은 2023년 9월 피고인 2명에 대해 울산지방법원이 구속 취소를 결정하자 2건 모두에 즉시항고를 제기했고, 그중 한건이 인용됐다"며 "유독 내란수괴 윤석열에 대해서만 항고를 포기하는 건 납득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즉시 항고를 통해 상급심 판단을 받아 원칙과 기준을 정리하는 게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라며 "법적 권한을 스스로 포기한다면 검찰이 내란 공범이라는 인식이 강화될 뿐이다. 오늘 내 즉시 항고함으로써 잘못 꿴 단추를 바르게 끼우라"고 강조했다.
대법관인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은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구속기간 산정법은) 현재까지 확립된 법률의 규정이나 판례가 존재하지 않는다"며 "(검찰이) 즉시항고로 상급심의 판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아직 (즉시항고 가능) 기간이 남아있다. (윤 대통령이) 지금 구속돼 있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즉시항고에 따라 상고심이 법적 판단을 하는 데 특별한 장애는 없다"며 검찰이 오는 14일까지 즉시항고를 제기할 수 있다는 점을 짚었다.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에 검찰이 항고를 포기하면서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오후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에서 나와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의왕=황진환 기자그럼에도 대검찰청은 즉시항고를 포기한 기존 입장에 변함이 없음을 이날 다시 한번 확인했다.
대검은 입장문에서 "구속취소 결정에 대한 불복 여부는 검찰의 업무 범위에 속하고, 이에 대해 검찰총장이 수사팀과 대검 부장회의 등 의견을 충분히 듣고 숙고 끝에 준사법적 결정을 내린 이상 어떠한 외부의 영향에도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며 "검찰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구속 기간 산정 방식 등 이번 법원의 결정에 즉시항고를 제기하지 않고 본안에서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본안에서 구속 취소의 적합 여부를 다투겠다는 검찰의 입장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민주당 백혜련 의원은 이날 대검 항의 방문에서 "본안 판단은 유무죄를 다투는 절차이지 구속 취소에 대해 밝힐 수 있는 절차가 아니다.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이다"며 "심우정 검찰총장에게 즉시항고를 제기하는 결단을 빨리 내릴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