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유럽연합(EU)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압박에 맞서 더 강력한 보복 카드를 내놨다.
EU 집행위원회는 오는 4월 1일부터 오토바이, 청바지, 위스키 등 '상징적 미국산' 제품에 최대 50%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12일(현지시간) 결정했다.
보복 규모는 총 260억 유로(약 41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트럼프 1기의 철강 관세에 맞대응했던 규모인 64억 유로(약 10조원)의 4배 수준이다.
EU는 오는 4월 1일부터 1차 보복관세를 시행하고, 4월 중순에 추가로 보복관세를 물리기로 했다.
EU는 미국을 대표하는 상징성에 초점을 맞췄다. 켄터키 버번위스키,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 등을 표적으로 삼았는데, 내달 1일부터 미국산 위스키, 오토바이, 동력 보트에 50% 관세를 추가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미국을 상징하는 제품인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의 경우 관세율이 6%에서 56%로 폭등한다.
EU는 또 크랜베리, 정원용 파라솔, 식탁보, 손수건 등에 대해서도 내달 1일부터 새롭게 관세를 물리거나 기존 관세를 올린다.
EU는 아울러 4월 중순에 미국산 수입품을 더 추려 2차 보복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미국산 껌, 가금류, 쇠고기, 화이트 초콜릿, 대두, 카펫 등 관세 대상 제품을 다양화했다.
외신에 따르면 EU 측은 이번 보복관세가 트럼프 관세정책을 지지하는 이들을 표적으로 정치적 효과를 노린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EU 집행위가 '추가 관세 대상이 될 수 있는 상품' 목록을 보면 쇠고기, 과일, 목재, 가전 등으로 광범위하다.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에 정치적 타격을 주면서 대체 공급처가 많아 EU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제품군으로 추렸다고 EU는 설명했다.
EU 당국자는 마이크 존슨 미 하원의장의 고향인 루이지애나주 수출상품인 대두를 사례로 들면서 "우리도 대두를 즐겨 먹지만 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 등 다른 국가 제품을 수입하면 그만"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산 자동차 대부분은 중국도, 캐나다도 아닌 EU산 특수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의존한다"며 미국이 제 발등을 찍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이 그렇게 영리하게 철강 관세를 설계했다고 보지 않는다"며 "우리는 미국이 아플 만한 곳을 타격하는 영리한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