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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李만 보이는 정국…허탈해진 비명 잠룡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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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극복'에 무게중심 실리며 '李원톱' 대응 뚜렷

尹구속취소로 정치권 향한 시각 다시 '尹 대 李' 구도로
김동연 '피켓시위'·김부겸 '광화문 집회'·김경수 '단식농성'
최대 현안 부각에 '파면 촉구' 나섰지만 반응은 '글쎄'
李 포위용 압박카드 됐던 '개헌·범야권 경선' 논의도 실종
오히려 李, 비명 잠룡들 불러 야권 지도자 리더십 발휘

황진환·류영주 기자황진환·류영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취소로 정국이 다시 '윤석열 대(對) 이재명' 구도로 압축되면서 야권의 비명(非이재명)계 대권 잠룡들의 입지가 다시 좁아지는 모양새다.
 
탄핵 인용시 펼쳐지게 될 조기대선 국면에 앞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흔들면서 최대한 존재감을 드러내야 하는데, 각종 행보에 제동이 걸렸다.
 

김동연 '피켓시위'·김부겸 '광화문 집회'·김경수 '단식농성'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11일 수원 광교중앙역에서 1인 피켓 시위에 나섰다. 김 지사는 이날 광교중앙역 개찰구 앞에서 '내란수괴 즉시파면'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이틀째 1인 시위를 이어갔다.
 
김 지사는 취재진에게 "마음 같아서는 천막 농성이든 단식 농성이든 하고 싶지만, 경기도지사로서 현직에 있기 때문에 근무시간 전후로 1인 시위를 통해서 내란수괴 구속취소의 부당함과 조속한 탄핵의 인용을 주장하기 위해서 나왔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도 전날인 10일 야5당 합동 집회가 열린 광화문을 찾았다. 그는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 파면'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헌법재판소를 향해 탄핵 즉시 인용을 외쳤다.
 
김 전 총리는 이날 SNS를 통해 "'윤석열 즉각 파면'을 외치는 목소리가 더욱 뜨거워졌다"며 "짓밟힌 민주주의와 법치의 가치를 반드시 되살리겠다. 이 땅의 민주주의가 다시는 흔들리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이들보다 하루 빠른 지난 9일부터 광화문 앞에서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김 전 지사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탄핵이 될 수 있다'라고 보장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이럴 때는 작은 힘이라도 보태야 되겠다고 생각하고 단식 농성에 참여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총장을 포함한 대통령 주변의 세력들, 특히 극우 세력들이 총집결하고 총력전을 펼쳤다"며 "지금 헌재가, 헌법재판관들이 국가와 국민들을 생각해서 올바른 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하려면 이런 압박을 뚫고 제대로 결정할 수 있도록 국민들이 힘을 모아줘야 된다"도 강조했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10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인근에서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며 단식 농성하고 있다. 연합뉴스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10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인근에서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며 단식 농성하고 있다. 연합뉴스

尹 구속귀소 현안 부각에 파면촉구 행동 나섰지만

이들이 일제히 광화문 등지에서 윤 대통령 파면 촉구 행동에 나선 데는 윤 대통령의 구속취소가 정치권 최대 현안으로 급부상했기 때문이다.
 
자칫 탄핵이 불발될 경우, 윤 대통령이 잔여 임기를 채우게 되면서 조기 대선이 열리지 않게 되면서 민주당은 물론 잠룡들 본인에게도 적잖은 위기가 될 수 있다.
 
탄핵 촉구는 나라 경제와 민생 등을 위한 행동이기도 하지만, 이들에게 불가피한 선택이기도 하다. 구속취소로 인해 전국민의 시선이 윤 대통령 의 거취에 쏠린 탓에 다른 종류의 행보에 나서기가 쉽지 않다.
 
이들은 최근 여권 야권 가릴 것 없이 제기돼온 개헌과, 조국혁신당이 제안한 범야권 '원샷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을 들고 이 대표를 압박했는데, 지난 7일 구속취소 결정 후에는 관련 논의가 자취를 감췄다.
 

비명 잠룡엔 각박한 평가…李는 비명계 만나며 리더십 발휘

이들 대권 잠룡들의 행보에 대한 야권내 평가는 그리 후하지 않은 모습이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 전체가 구속취소 즉시항고에 나서지 않은 검찰 비판과, 헌재를 향한 파면 촉구에 나선 상황이기 때문에 이들의 행보가 별다를 것 없다는 것이다.
 
민주당에서는 이날에만 초선의원 3인 삭발, 4선 의원 긴급 기자회견, 상임위원장단 기자회견 등이 진행, 의원 선수별로 다양한 방식을 통해 탄핵 촉구가 이뤄졌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범야권 전체가 나서서 헌재를 향해 윤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고 있는데, 이 틈에서 비명계 잠룡들이 존재감을 보일 수 있겠느냐"며 "단식도 하고 피켓 시위도 하지만 '원 오브 뎀'(one of them)의 느낌이 크다"고 평가했다.
 
답답함은 비명계 잠룡 측에서도 나온다.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는 취지다.
 
한 비명계 관계자는 "경선에 들어가기 전에 어떻게든 존재감을 부각시켜야 하는데, 가뜩이나 이 대표의 무게감이 큰 상황에서 윤 대통령 구속까지 취소된 탓에 눈에 띄는 일정을 잡기가 어렵다"며 "지금 같은 상황이 지속되다가 탄핵 결정이 내려지면 무엇을 해도 안 되는 느낌일 것"이라고 토로했다.
 
오히려 이 대표는 야당의 공동행동에 참여하며 파면 촉구에 앞장서는 모습이다. 이 대표는 12일 '국난극복을 위한 시국간담회'을 열고 김 전 총리와 김 전 지사를 비롯해 박용진 전 의원,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한 자리에 불러 리더십을 보일 계획이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자의든 타의든 대선 주자들이고 탄핵이 인용되면 민주당에서 큰 역할들을 할 분들인데, 파면이 연기될 수 있는 상황에 대해 지혜를 모아보자는 차원"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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