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최종현학술원 이사장이 지난 22일 미국 워싱턴 DC 샐러맨더 호텔에서 열린 AI 관련 특별연설 하고 있다. SK 제공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이 트럼프 행정부 2기가 출범한 후에도 적절한 인센티브가 제공된다면 미국 내 추가 투자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21일(현지시간) 워싱턴 DC의 한 호텔에서 최종현학술원이 주최한 '2025 트랜스퍼시픽 다이얼로그'(TPD) 행사에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대미 투자 계획과 관련한 질문에 "검토는 계속할 것이다. 비즈니스라는 게 필요한 투자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어느 기업도 '트럼프 시기에 얼마를 하겠다'고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사업에 유리한지를 우선적으로 고려한다"며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내 생산 시설 확대를 원하지만, 우리로서는 인센티브가 함께 제공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또 "미국이 세금 인하를 계속 언급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발표되지 않았다"며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그래야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반영할 수 있는데, 현재는 명확한 정보가 없다"고 덧붙였다.
미국 측의 인센티브가 세금 감면 등 정책적 지원을 의미하느냐는 질문에는 "반드시 금전적인 부분만이 아닌, 여러 형태의 인센티브가 존재할 수 있다"며 "한국과 미국이 협력해 상호 이익을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구매자는 더 낮은 가격을 원하고, 판매자는 자신의 제품을 더 많이 팔고 싶어 하는 관계만으로는 한계를 맞이할 수 있다"며 "단순한 상품 수출을 넘어,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해야 대한민국도 글로벌 트렌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높은 인건비 등으로 인해 투자 매력도가 낮아질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그런 수준까지 논의된 적은 없다. 산업 분야마다 상황이 다르다"면서도 "미국이 불리한 점도 있지만, 유리한 점도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특히 인공지능(AI) 분야에서는 다른 지역보다 미국에 투자하는 것이 훨씬 더 유리할 수 있다. 결국 우리는 상대적으로 좋은 투자처를 선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기업들은 트럼프 1기 행정부부터 바이든 행정부까지 8년간 약 1600억 달러(약 230조 원)를 미국에 투자했다. 그러나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는 바이든 정부가 시행했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및 반도체법 관련 보조금 정책을 철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 회장은 "내가 직접 논의할 사안은 아니지만, 이번 방미 기간 중 만난 미국 정계 인사 중 한 명이 '보조금 집행은 계속될 것이다. 미국에 이로운 정책이므로 변경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며 "미국도 실리를 고려해 결정할 것이며, 단순히 '준다, 안 준다'로 결정될 문제는 아닐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트럼프 행정부가 보조금 정책을 재검토할 것으로 보이며, 그 결과를 확인해야 한다"며 "새 행정부는 아직 인선을 진행 중이고, 4월쯤 관련 발표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므로 기다려보자"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이번 방미에서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서 26명으로 구성된 '대미 통상 아웃리치 사절단'을 이끌었다. 그는 19~20일 백악관과 재무부 고위 당국자, 의회 주요 의원, 주지사 등을 만나 의견을 교환했다.
방미 성과에 대해 최 회장은 "미국 측이 흥미를 가질 만한 논의를 진행하는 것이 목표였고, 그 측면에서 성과가 있었다"며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방안을 준비해왔고, 미국 측이 6개 분야에 대해 상당한 관심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대한상의가 준비한 6개 분야는 조선, 에너지, 원자력, AI·반도체, 모빌리티, 소재·부품·장비 등이다.